공항 공부
"아빠, 나랑 이 책 같이 보자!"
여행이 결정된 이후로 빛이가 종종 졸랐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라며 아껴둔 책이 있다. 왠지 여행에 임박해서 봐야 이 책을 가장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궁금한 게 있으면 다른 책들은 혼자서도 몇 번씩 읽는 아이가 이 책만큼은 꼭 나와 함께 보겠다며 기다린 것도 처음 있는 일이라 뭔가 신기하고 재밌다.
바로 이 책이다. 공항에 대한 기본 상식부터 챙겨야 할 것, 비행기를 타러 들어가는 과정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59페이지에 알차게 담았다.
이번에 처음 공항을 가보게 될 빛이와 출발 이틀 전 설레는 맘으로 이 책을 보는 건 아주 괜찮은 타이밍 같다. 학습 효과도 가장 좋을 것 같은 기분이다. 빛이와 책을 보기 시작하니 둘째와 셋째도 양옆에 따라붙는다.
"자, 이거 봐. 비행기가 뜰 때 바로 하늘로 날아가는 게 아니라 바닥에서 한참을 달리다 올라가지? 빛이도 내일모레 비행기 타면 처음엔 왜 비행기가 안 뜨고 바닥에서만 달리나 할 거야."
난 빛이가 비행기를 타는 모습을 상상하며 열심히 입을 굴렸다.
"비행기가 아무렇게나 뜨고 내리는 게 아니고, 관제탑이란 곳에서 신호를 줘야 순서가 꼬이지 않고 차례대로 움직일 수 있는 거야."
책을 읽어주며 설명하는 나도 관제탑 내부의 모습을 보니 신기하다.
"비행기 탑승권 받을 때 큰 짐이 있으면 부칠 수도 있거든? 근데 우린 가방 하나씩만 메고 갈 거라 이 부분은 우리랑 상관없는 얘기야."
체크인 시 위탁수하물을 맡기고 도착 공항에서 짐을 찾는 과정 등은 빠르게 생략했다. 집중력이 떨어질 무렵 다행히 사다리타기 게임이 다시 흥미를 끌어올렸다.
이제 체크인, 보안검색, 출국장, 탑승구 등 빛이가 공항에 가면 차례로 통과해야 할 실제적인 부분들을 보여주며 얘기했다.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빛이가 아주 집중해서 잘 듣는다.
마지막 공항 미션 게임까지 마무리하고 빛이에게 물었다.
"이제 공항이 어떤 곳인지 쪼끔 감이 와?"
"아니, 하나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어떻게 들어가는지 대충은 알겠지?"
"아니. 모르겠어."
이런. 그래서 직접 간다. 책으로 하는 간접 경험도 좋지만 역시 눈으로 직접 보고, 몸으로 직접 겪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