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감사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곱째별 Feb 12. 2024

thanks to throw away old shoes

낡은 신발을 버려서 감사합니다


물건은 세월의 무게를 먹나 봅니다. 

오래된 옷이나 이불이나 신발은 원래의 무게보다 훨씬 무거워집니다. 


지리산 화대종주와 7번 국도 완주 순례 후 확실히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이제 무거운 건 몸에 장착하지 않아야겠다는.

몸이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 버릴 물건의 조건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무거운 무게. 


오래 잘 신었던 가죽 부츠를 버렸습니다. 

그동안 잘 신은 신발에게 고맙고, 그 좋은 신발을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저에게도 고맙습니다. 

이제 신발이 없어졌으니 그 신발을 선물해 준 사람에 대한 고마운 기억도 사라지겠지요. 

물건이 사라지면 추억도 함께 사라지니까요. 


그래서 비움 실천은 삶을 가볍게 합니다. 

보이는 것들에서 연상되는 기억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기억을 줄이면 연민과 후회도 줄어들 테니까요. 


서로를 챙겨주던, 아니 일방적으로 챙겨 받았던 날들은 가고 

소식 끊긴 지 오래되었지만 

부디 잘 살기를,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thanks to grandfathe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