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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곱째별 Feb 14. 2024

thanks to The Gift

에디트 에바 에거, 안진희, 위즈덤하우스, 선세영 책임편집자에게 감사해요


놀랍게도 여태 밸런타인데이에 남자에게 초콜릿을 준 기억이 없습니다.

30여 년 전인가에 한 번 준 적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밸런타인데이 같은 건 상업주의 상술이니 따르지 말라'는 말을 들은 기억은 납니다.   

언젠가 내게도 초콜릿을 주고 싶은 사람이 생긴다면 이젠 주고 싶습니다.

화이트 데이나 짜장면 데이에도 애교스러운 사랑 표현을 주고 받고 싶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함께 정월 대보름에는 오곡밥을 먹고 복날마다 삼계탕을 먹고 동지에는 팥죽을 먹고 다시 설에는 만두를 같이 빚고 싶습니다.

무슨 날이 아니면 또 어떤가요, 좋은 걸 보면 주고 싶고 함께 나누고 싶은 게 사랑 아닌가요?


선물은 물건으로 하거나 현금으로 하는 게 가장 쉽습니다.

그러나 여기 또 다른 종류의 선물이 있습니다.


The Gift - 삶을 선물로 바꾸는 12번의 치유 수업



작년 말에 선물 받았는데 하도 좋아서 겨울 계절학기에 학생들에게 소개도 했습니다.

그중 좋았던 몇 구절을 소개합니다.


  나의 심리치료요법은 네 가지의 핵심 심리학 원칙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첫 번째 핵심 심리학 원칙은 마틴 셀리그만과 긍정심리학에서 나온 '학습된 무기력 learned helplessness'이라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자신의 삶에 어떠한 효능도 발휘할 수 없다고 믿고, 자신이 하는 어떠한 일도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고 믿을 때 가장 고통스럽다는 개념이다. 우리는 '학습된 낙관주의 learned optimism', 즉 자기 삶의 의미와 방향을 자신이 창조하는 능력, 힘, 회복탄력성 등을 동력원으로 이용할 때 잘 살아갈 수 있다.
  두 번째 핵심 심리학 원칙은 인지행동치료에 나오는 개념으로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감정과 행동을 생성한다는 개념이다. 해롭거나 역기능적이거나 자기파괴적인 행동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야만 한다. 다시 말해, 부정적인 신념들을 자신의 성장을 도와주고 지지하는 신념들로 대체해야 한다.
  세 번째 핵심 심리학 원칙은 내게 매우 크게 영향을 미친 멘토 중 한 명인 칼 로저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긍정적이고 조건없는 자지 존중의 중요성에 관한 개념이다. 우리가 겪는 고통의 많은 부분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동시에 자시 자신의 고유성을 유지할 수는 없다는 오해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 다시 말해,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수용되고 인정 받으려면 자신의 진짜 자아를 부정하거나 숨겨야 한다는 오해이다. 심리치료를 할 때 나는 내담자들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려고 분투한다. 그리고 가면을 쓰는 것과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할당한 역할과 기대를 충족하려 애쓰는 것을 그만둘 때야만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도록 안내한다. 이렇게 해야 우리는 자기 자신을 조건 없이 사랑하기 시작할 수 있다.
  마지막 핵심 심리학 원칙은 사랑하는 멘토이자 친구 그리고 아우슈비츠 동료 생존자인 빅터 플랭클과 공유하는 개념이다. 바로 최악의 경험이 오히려 우리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이 되어 줄 수 있고, 뜻밖의 발견을 촉진하고 새로운 가능성과 관점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는 개념이다. 치유, 성취, 자유는 삶이 우리에게 가져오는 것들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선택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또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일(특히 우리가 겪는 고난)에서 의미를 찾고 목적을 끌어내는 능력에 달려 있다.
  자유는 일생에 걸쳐 훈련해야 하는 대상이다. 자유는 우리가 하루하루 다시 또다시 내려야만 하는 선택이다. 궁극적으로, 자유는 희망을 필요로 한다. 나는 희망을 두 가지 방식으로 규정한다. 첫 번째는, 얼마나 끔찍하든 모든 고난은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자 하는 호기심이다. 희망은 우리가 과거 대신 현재에 뿌리내리도록 살게 해주고 우리 마음 감옥의 문을 열어준다.
p.12~14


네 가지 모두 동감하지만 특히 두 번째와 세 번째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우리는 준비가 되어야 비로소 변화할 수 있다. 이따금 힘든 상황(가령 이혼, 사고, 질환 혹은 죽음)들이 현재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을 대면하고 다른 방법들을 시도하라고 강요할 수 있다. 때때로 내면의 고통이나 이루지 못한 소망이 매우 소리가 커지고 계속 자리를 떠나지 않아서 더는 그것을 무시할 수 없을 때도 있다. 하지만 준비는 외부로부터 오지 않는다. 또한 재촉될 수도 강요할 수도 없다. 진짜로 준비가 됐을 때는 내면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다음과 같이 결심할 때다. '지금까지 나는 이렇게 했어. 이제 나는 다른 어떤 방법을 실행할 거야.' p. 19


  변화는 더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습관과 패턴을 중단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삶을 진정으로 바꾸고 싶다면 단지 역기능적인 습관이나 신념을 버리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것들을 건강한 습관이나 신념으로 대체해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선택해야 한다. 자신만의 화살을 찾아내고 그것을 뒤따라야 한다. 치유의 여정을 시작할 때는,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지뿐만 아니라 자유로이 무엇을 하거나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또한
심사숙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건
새로운 자신이 되는 것이 아니다. 진짜 자신이 되는 것이다.
p 19~20



때때로 '희생자 의식'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찾는 데에는 오직 한 문장만이 필요하다. '이것이 나에게 좋은 일인가?' p.31


희생자 의식에서 벗어나는 또 다른 방법은 외로움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아마 외로움은 우리 대부분이 다른 그 어떤 것보다 두려워하는 것일 거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을 사랑할 때, '홀로 있음 alone'은 '외로움 lonely'을 의미하지 않는다. p. 31


나는 내담자들에게 우울 depression의 반대는 표현 expression이라는 사실을 자주 상기시킨다. p. 57


때때로 우리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우리는 사람들을 구조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제대로 잘 기능하고 있지 못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은 욕구에 의존한다면 당신은 알코올중독자와 결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들은 무책임하고 당신은 책임감이 강하다. 그 패턴을 재창조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p. 105
비탄은 매우 많은 층과 향을 가지고 있다. 슬픔, 두려움, 안도, 생존자의 죄책감, 실존주의적 질문, 안전감의 저하, 취약함. 세상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완전히 차단되고 다시 배열된다. "시간은 모든 상처를 치유해준다"라는 속담이 있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시간은 상처를 치유하지 않는다. 우리가 시간을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가 상처를 치유한다. p. 166
비탄은 자신의 우선순위들을 재점검하고 다시 결정하라는 요청일 수 있다. 자신의 기쁨과 목적의식을 다시 연결하고, 자신이 바로 지금 될 수 있는 최고의 사람이 되겠다고 다시 결심하고, 삶이 새로운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을 수용하라는 요청일 수 있다. p. 166



비탄을 뚫고 지난 1월 혹한의 동쪽 바닷길을 걸었습니다.

자본이 바다 풍경을 독점해 가는 흉물스러움에 몸을 떨면서. 그런데 그 고행을 거치고 돌아온 지금, 작년 11월부터 나를 괴롭혔던 어떤 사건 역시 자본으로 무마했음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집안보다 바깥이 더 따뜻해서 두 번이나 산책을 하면서 정리될 것 같지 않은 생각이 차라리 떨구어져 나갔으면 했습니다. 하지만 어렴풋이 무슨 생각이 들었다면 아마, 돈으로 처바르면 다 되는 이 천박한 세상에서 새삼 나는 정말 다르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아니었을까요.


'삶은 새로운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 사실을 수용하려 합니다.



"이 책을 만들어준 편집자 세영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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