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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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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곱째별 Feb 15. 2024

thanks, the tree like a friend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강재훈, 한겨레출판사 감사합니다


비움 실천으로 웬만해선 책을 사지 않습니다.

꼭 소장해야 할 책만 삽니다.

그런데 소식을 접하고 주문한 책이 오늘 왔습니다.

예상보다 작은 사이즈에 금박으로 된 글씨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강재훈 사진 에세이



단숨에 읽어 내려가며 글과 같은 비중으로 실린 사진을 보았습니다.

수십 년의 인생과 수많은 나무가 제게로 왔습니다.

사진 속 나무를 보며 저도 함께 일어서고 바람에 흔들렸습니다.

나뭇잎을 떨구었다가 다시 새순을 틔우기도 했습니다.

끔찍하게 철망을 품었으나 결국 인간에 의해 잘려나간 비운의 나무와 함께 울분에 차기도 했습니다.  


작가에게는 아직 풀어놓지 않은 이야기가 있음을 압니다.

사진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드시다가 이제는 사진으로 시를 읊고는 글로 에세이를 쓰시는,

사진기자에서 사진작가로 행복하게 살고 계시는 강재훈 선생님.

이렇게 기품 있고 아름다운 나무 에세이를 세상에 내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나무에게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강재훈 사진 에세이 <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제게도 나무가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 마음을 준 나무들이 있습니다.

책을 읽는 중에도 쉴 새 없이 그 나무들이 제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이제 이렇게 가벼운 글 그만 쓰고 깊이 천착하여 글을 써야하지 않겠냐는 질책이 솟아올랐습니다.

지난 가을 지리산 화대종주 이후 망가진 오른팔이 병원 치료 이후 왼쪽 겨드랑이를 씻을 수 있는 게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었습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다 보면 삶이 감사할 일로 가득하겠지 싶어 소소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한글파일에 쓴 후 옮겨 쓰지 않고, 이곳에 날것 그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뭔가 싶습니다. 이렇게 떠오르는 생각을 홀랑홀랑 소모하려고 글을 쓰는 게 아닌데 말입니다. 감사 일기를 고작 일주일도 못 채우고 이렇게 회의가 드는 건....... 그래요, 나무 때문입니다.


자꾸 제 마음의 눈에 보이는 나무옹이가 하나 있습니다.

언젠가 그 나무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를 할 날이 있겠죠.

그때까지 제 마음이 계속 눈물에 젖어 있다면요.


봄이 온다고 했는데

그런데 정말

봄은 오는 거죠?



양희은 X 악동뮤지션 (Yang Hee Eun X AKMU) - 나무 (The Tree)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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