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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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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곱째별 May 07. 2024

thanks for my struggle

투쟁에 감사


사흘째 비가 내립니다.

십 년 전쯤 서울 동네 개천 옆 중고장터에서 산 만 원짜리 장화는 신은 적도 별로 없는데 이제 다 떨어졌습니다. 세월을 이길 장사도 장화도 없습니다.

다 떨어진 장화를 신고 부슬비를 맞으며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옵니다.

모자를 썼으니 우산 따윈 필요 없습니다.

이상하게 쇠맛이 나는 티타늄 컵에 담아 나간, 유통기한 보름 지난 우유 탄 커피에 이슬 같은 비가 섞여도 그냥 마십니다.

나가고 보니 휴대폰을 놓고 나갔네요.

그래서 오늘은 사진이 없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 꼬박꼬박 like it을 눌러주던 친구가 있습니다.

몇 명 눌러주지도 않아 귀한데, 한 달 가까이 like it에 그 친구 이름이 뜨지 않았습니다.

5월 연휴에 계룡산에 가자고 작년 말에 약속했는데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가까스로 어제 온 문자.

한 달 전에 슬픈 일을 겪고 힘들어서 내내 아프다고.


'별이 매일 기록하는 감사를 볼 수가 없었어요'


때문에 종일 그 친구 걱정이 됩니다.  

얼마나 아프면 남의 감사를 못 볼까요?


그리하여 혹여 제 글 때문에 위화감을 느끼거나 마음이 불편하신 분이 있다면 그분께도 알려드립니다.

저라고 매일 감사해서 이걸 쓰겠습니까?  

누구 못지않게 힘들고 고독하지만

억지로 감사한 걸 찾아내는 투쟁을 하는 거죠.


날마다

날마다


감사하다고 주입해야 뇌가 그렇게 인식하니까요.

그래서 이 감사일기는 투쟁일지라고.


그러니 우리 모두 이겨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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