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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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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곱째별 May 09. 2024

thanks for clover and cup

네 잎 클로버 행운과 컵 감사 


긴 1교시가 끝났습니다. 

여유 있는 쉬는 시간이 지나고 2교시 수업 준비를 하려는데, 봄날의 싱그러운 웃음을 활짝 웃으며 여학생 세 명이 다가왔습니다. 

네 잎 클로버 코팅한 걸 줍니다. 

방금 강의실 앞에서 발견했다고.

그래서 꺾어서 친구 코팅지로 코팅했다고. 


"교수님께 행운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서요."


이미 생겼는걸요. 

그렇게 사랑스러운 학생들과 같은 시간과 공간에 있는 행운이요. 


수업이 끝났습니다.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다 나가고 저도 나가려는데 한 학생이 들어왔습니다. 

청강했던 학생입니다. 


"교수님 선물이요. 주문제작했어요. 스승의 날도 다가오고 해서요."


언감생심 스승의 날은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엔 제 수업도 아니고, 공교롭게도 석가탄신일이라 전국의 학생과 학부모가 부담스럽지 않게 잘됐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종이 상자를 열어보았습니다. 

베이지 색 컵이었습니다. 

그런데 핑크색으로 쓰인 글씨를 읽어보니 7th star.

제 이름이었습니다. 

학생이 디자인했답니다. 

그 학생은 제 책을 다 읽고 필사도 한 학생이라 제 필명을 알거든요. 

상상도 못 한 선물이었습니다. 

갑자기 행복해졌습니다. 


강의실 바깥엔 초록색 인조잔디와 붉은 벽돌 건물 위로 화사한 한낮의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연한 밀크 색깔의 컵에 무얼 담아 마실까요?

네 잎 클로버는 어느 책 책갈피로 쓸까요?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해 준 학생들에게 감사합니다.  



퇴근 후 오랜만에 학원에 갔습니다. 

실기시험 치른 지 일주일 만에 합격 소식을 들었지만 이제야 자격증을 찾으러 갔습니다. 

저는 이제 브런치 전문가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 컵엔 크림수프나 요거트를 담아 먹어도 어울리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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