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원석 Oct 21. 2017

이직을 결심하다 #9
(나에게 초점을 맞춰라-3)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들의 전략적인 대안, 이대리의 이직 이야기)

3) 회사를 통해 나를 성장시켜라

 "어제 회사가 우월한 위치에 있는 것 같다고 했지?”

 “예, 솔직히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

 “그건 회사가 너를 필요로 하기보다는, 네가 회사가 필요하기 때문이겠지.

 반면, 회사가 너의 역량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 그런 생각은 없어지지 않을까?”

 “당연히 그렇겠죠. 필요한 쪽이 아쉬운 법이니까요.”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회사를 활용해야 해. 성장하려는 노력을 멈추는 순간, 그때부터 회사를 의존하는 삶이 될 거야.”

 선배는 말을 이었다. 

 “나를 성장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해. 시간이 갈수록 직원에게 회사의 존재는 더욱 커지거든.”

 “회사의 존재가 더욱 커진다는 의미가 뭔가요?”

 “회사에서 월급만 받는 것이 아니야. 회사는 직원의 삶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실생활에서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거든. 회사가 일종의 담보 역할을 해 주는 거야. 연봉만큼의 대출은 쉽게 받을 수 있고, 신용카드 하나 만드는 것도 문제가 아니야. 그러다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출은커녕 의료보험료부터 매월 납부해야 해.” 

 “아직 사회생활을 오래 하지 않아서 그렇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어요.” 

 “직장 생활을 하는 것과 비례해서 본인 자신이 성장하지 않으면, 인생의 주도권을 회사에 넘겨주고 말게 되지.”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저의 업무 영역뿐만 아니라,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사회 속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체득해 나갈 수 있었어요. 

 하지만 성장을 위해 회사를 활용하라는 말씀은 제 역량과 전문성을 기르라는 말씀이신데, 회사에서 어떻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감이 오지 않아요. 더구나 제가 하고 있던 업무 자체가 전문성을 쌓기 어렵고요.”

 “전문성에 대해서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 우선 거창하게 역량이나 전문성을 생각하지 말고, 그 회사 안에서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겠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돼.”

 “그것은 자신 있어요.”

 “그리고 전문성을 쌓기 위해서 여기에 작은 것 하나를 추가하는 거야.”

 “그것이 어떤 거죠?”

 “생각하는 거지

 지금 하고 있는 업무를 어떻게 하면 더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어떻게 하면 다른 분야의 업무와 융합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업무를 하면서 이런 식으로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거야.”

 “사실 그동안 일을 하면서 기계적으로 할 때도 많았어요.”

 “생각하지 않으면, 결국 타성에 빠져 버리게 돼. 아무리 업무를 능숙하게 하더라도, 그것은 성장하는 것이 아니야. 그냥 반복을 통해 익숙해지는 거지.”

 선배는 말을 이었다.

 “회사에서는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일을 담당해야 해.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선택할 수 있는 거야. 그냥 자신의 업무를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직원과, 업무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일을 하는 직원은 시간이 갈수록 업무 역량에 있어서 엄청난 격차가 생기게 될 수밖에 없어. 

 이러한 생각을 통해 그 업(業)을 보는 관점이 생기게 되지. 그것이 자신의 전문성으로 발전하게 되는 거야.”

 순간,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매일 해야 하는 일은 답답하다고 불평했던 적도 여러 번이었다. 또한 익숙한 업무는 기계적으로 진행했던 적도 많았었다. 이렇게 하면서 업무를 열심히 한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이러한 모습들이 타성이었다. 결국 전문성이란, 그런 작은 일들에도 관심을 가지고, 소홀히 하지 않을 때 발전하는 것이었다. 


 “회사의 자원도 나를 위해 적극 이용하도록 해. 회사 내 연수나 어학 강좌는 가능한 참여하고 있는 거지?”

 선배는 생각에 빠져 있는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아니요. 바쁘다는 핑계로 그러지 못하고 있었어요.”

 선배는 웃으면서 내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이제 여유를 가지고 생활하면서, 회사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해.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에서 사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것이 중요해. 회사 동료 직원들이든, 네가 회사일로 만나게 되는 외부 사람들이든.” 

 "선배 말을 듣고 보니, 회사 내에 많은 동아리들이 있거든요. 그런 곳에 한 번 가입해 볼까요?"

 "회사 내 동아리 모임도 좋겠지. 만약 그런 활동을 하려고 한다면, 회사를 위해서 활동하는 모임을 알아보는 것이 좋은 것 같아. 예를 들면 회사 차원의 봉사 모임이나, 회사 공보 모임 같은 활동들."

 "회사와는 거리를 두라면서요?"

 "회사와 거리를 두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심리적인 것이지. 반면, 동아리 활동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시간을 활용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려는 것이잖아. 스트레스받을 일도 없고 말이야. 

 이런 경우에는 취미 활동보다는 오히려 회사를 위한 활동을 하는 편이 본인에게 유리한 점이 많을 거야. 물론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는 활동이라는 전제하에."

 "어떤 점에서 효과적인 거죠?”

 “당연히 인사부에서는 그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호의적으로 평가하겠지? 또한  임원과 같이 회사의 주요 인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더구나 외부 인사도 알게 될 수도 있다고. 직장 안에 있으면, 그 세계가 다라고 생각하기 쉬워져. 당연히 관계의 폭도 좁아지지. 그런데 그것이 다가 아니야. 

 오히려 직장밖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알아두는 것이 네 인생에 자산이 될 거야. 그들을 통해 시각을 넓게 할 수 있고, 또 살면서 언제 도움이 필요하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잖아.”

 “지금 생각해 보니, 저는 그동안 좁은 시각 안에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한 마디로 회사에 휘둘리며 살았다고 해야 할까요?”

 선배는 이해한다는 듯, 내 어깨를 잡았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일들로 회사에 함몰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 하지만 ‘나’보다 중요한 가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 그리고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회사를 적극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하지. 

 이렇게 회사에서의 일상을 보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회사라는 존재가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될 거야. 그러면서 너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면, 차츰 회사와 나를 대등한 관계로 인식해 나갈 수 있을 거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직을 결심하다 #7 (나에게 초점을 맞춰라-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