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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질

by 시 선


나의 업이 뱃사공은 아니다

바주데바나 싯다르타처럼 현자는 더더욱 아니다


나는 다만, 이 강가에 배 한 척을 띄었다

누가 부리지도 부탁하지도 않은 배에 몸을 실었다


방향도 목적지도 모른 채 묵묵히 노를 젓는다


멀리 저 멀리, 가까이 더 가까이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숨을 부드럽게 내쉰다


잔잔한 물결 위로 나의 노질이 춤을 춘다


바람 따라 물결 따라 천천히 나아간다

물살을 가르며 나의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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