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러기
부스러기를 줍는 일은 나의 몫이다
지나치게 온당하다
모든 이들이 지난 자리에서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며
쑥쑥 자라 어느덧 180센티는 훌쩍 넘었기에
사실 부스러기는 부스러기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덤은 덤이 아니었고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으니
나를 먹여 살린 부스러기는
어디서 떨어져 나간 조각들이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온당한 존재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