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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팀장 Sep 15. 2022

도서 리뷰 <자존가들>

불안의 시대, 자존감을 지켜가는 17인의 철학자들의 이야기

 김지수 님의 <자존가들> 리뷰.


 이 책은 20년이 넘는 기자 경력을 쌓아온 저자가 조선비즈에 연재하고 있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엮어 펴낸 두 번째 책이다.


 전작인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이 우리 시대의 어른들이 들려주는 삶의 지혜와 성찰을 담았다면 이 책은 불안의 시대에 자존의 마음을 지켜낸 인생 철학자 17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국민엄마 김혜자 님이나 얼마 전 작고한 우리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님과 같은 어른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젊은 댄서 리아킴이나 40대인 국민타자 이승엽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자존가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치열하면서도 즐겁게 인생을 살아가는 17인의 자존가들은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존을 지키며 살아가는 본인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각각의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 국민엄마 김혜자 : 눈앞에 주어진 시간을 잘 붙들어요.

■ 정신의학자 이근후 : 사소한 즐거움이 있는 한 인생은 무너지지 않아요.

■ 댄서 리아킴 : 성공은 높이보다 넓이예요.

■ 국민타자 이승엽 : 공이 오면 공을 친다. 거기에만 집중하세요.

■ 배우 신구 : 난 매번 지금이 제일 행복해. 그렇게 노력하는 거지.

■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 : 인생은 내가 주인공인 로맨스 소설을 쓰는 일이에요.

■ 그림책 작가 요시타케 신스케 : 나를 위해 그렸을 뿐인데 수십만 명이 웃어주네요.

■ 가수 이적 : 허송세월 쌓여 문득 좋은 게 나와요.

■ 화가 황규백 : 온 마음으로 감탄하고 감사하세요.

■ 디자이너 지춘희 : 즐겁게 일하려면 정리정돈이 필요해요.

■ 개그맨 전유성 : 노후대비는 돈이 아니라 일로 하는 거예요.

■ 심리학자 옌스 바이드너 : 스스로를 평균 이상의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 날씨처럼 끊임없이 변하는 게 나의 감정입니다.

■ 가톨릭 신부 최대환 : 우리는 봄을 믿어야 해요.

■ 홈리스 출신 작가 임상철 : 태어났으니 내 삶을 사랑해야죠.

■ 법의학자 유성호 : 나의 죽음을 나의 이야기로 만드세요.

■ 이어령 선생 : 애초에 있던 그 자리로, 나는 돌아갑니다.


 열일곱 가지 이야기를 읽으며 공감하고 반성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삭제되어 있었다.

 마치 인터뷰 현장에 나도 함께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그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달되어 많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나는 주로 경제서와 투자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고 있는데 가끔씩 이런 책들을 읽으면 참 좋다.

 매일 공부를 하면서 현명한 투자자의 길로 한 발짝씩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 행위 자체에 매몰되다 보면 이따금씩 내가 왜 이 길을 가고 있는지, 과연 지금 하고 있는 이 공부들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잊고 나태함의 유혹에 빠져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자신의 인생에서 자존을 지키며 가치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 엄마에게 등짝 스매싱을 당한 듯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된다.    


 모든 이들의 이야기가 울림을 주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국민엄마 김혜자 님과 명배우 신구 님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눈앞에 주어진 시간을 잘 붙들어요.

내가 가진 최선을 다해서 순간을 쌓으면 그게 내 역사가 되는 거야.

단 하루도, 단 한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고까지는 못하겠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바로 지금 이 순간을 허비하지는 말아야 하겠다.


 우리 모두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내가 지금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나의 자존을 지키는 방법은 어떤 것인지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볼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여유를 선물해 주는 <자존가들>은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추석 연휴도 지나고 완연한 가을의 기운이 느껴지는 이때, 불안이 일상화되어 있는 시대에 자존을 지켜내며 살아가는 길을 안내하는 17인의 이야기에 한번 빠져보는 건 어떨까.


https://naver.me/GKvHKT3n



<머리와 가슴에 새겨두어야 할 글귀>


P.33 (김혜자)

 에러도 빛이 날 수 있어요. 하지만 늙어서까지 에러는 곤란해요. 다시 살 수가 없으니까.

 그러니 지금, 눈앞에 주어진 시간을 잘 붙들어요.


P.60 (리아킴)

 지금은 많은 걸 넓이로 느껴요. 많은 사람과 연결되면서 제 경험도 그만큼 넓어지고 다양해졌거든요.

 성공은 높이가 아니라 넓이예요.


P.91 (이승엽)

 무슨 일이든 포기만 하지 마세요.

 잘되고 안되고는 모든 게 끝났을 때 알 수 있습니다.


P.109 (신구)

 매번 지금이 행복해. 지금이 제일 좋다구. 나이 들수록 더 그래.

 이 순간에 집중해서 살려고 해요. 내가 가진 최선을 다해서 순간을 쌓으면 그게 내 역사가 되는 거야.


P.127 (알레산드로 멘디니)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유능하다는 걸 깨달아야 해요.

 왜냐하면, 내가 잘났다고 생각하면, 성장이 멈춰요.

 그러면 내가 그토록 원하던 유토피아에도 도달할 수 없어요.


P.142 (요시타케 신스케)

 나를 즐겁게 하지 않으면서 타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불가능해요.

 인생은 복잡하지 않아요. 걱정하고 웃고, 걱정하고 웃고, 그런 일의 연속이죠.


P.214 (전유성)

 초조해질 땐 '한번 하고 끝날게 아니라 평생 일이다.' 생각하면 좀 괜찮아져요.


P.248 (정혜신)

 날씨처럼 예보도 힘들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게 마음입니다.

 그렇게 변화무쌍한 게 사람 마음이고, 그 모든 게 그 사람의 삶입니다.

 그 존재를,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 관계의 평화가 오지요.


P.337 (이어령)

 덮어놓고 살지 마세요.

 그리스 사람들은 진실의 반대가 허위가 아니라 망각이라고 했어요.

 요즘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과거를 잊어서 그래요.

 자기가 한 일을 망각의 포장으로 덮으니 어리석어요.

 부디 덮어놓고 살지 마세요.



◈ 한 줄 리뷰

    "열일곱 명의 자존가들이 전하는 불안의 시대에 나를 지켜내는 법"



#자존가들#김지수#인터뷰#김지수의인터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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