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는 날은 왠지 설렌다.
아이도 아닌데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면 밖에 나가 눈덩이 좀 굴려줘야 할 듯하고
기념사진이라도 한장은 꼭 남겨둬야 할 것 같다.
혼자서 보기 아까워서 누구라도 꼭 만나서 눈이 오는 걸 함께 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아마 자주 내리지 않아 특별한 느낌이 들기 때문인 것 같다.
눈이 내리는 겨울이 나는 참 좋은데 날씨는 춥지만 포근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세상이
눈 속에 묻히는 게 좋다.
누군가는 '아름다운 쓰레기'라고 지칭하기도 하고 교통체증의 원인이라고 싫어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눈을 보면 동심이 솟아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눈 내린 다음날 걷는 거리마다 가끔씩 눈사람들과 눈을 마주칠 때면
'저 눈사람을 빚은 사람은 지금쯤 감기가 걸리지 않았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든다.
아마 눈이 쌓이면 우리 동네 경비아저씨는 빗자루를 들 준비를 하고 있겠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건 순응이라는 과제 같다는 느낌도 넌지시 받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