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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개관 2주년

by 서울문화재단

광나루역 2번 출구로 나와 한강을 오른쪽으로 두고 아차산로를 20여 분 걷다 보면 조그마한 안내 표지판 하나를 만날 수 있다.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작게 난 도로로 들어오면 빨간 벽돌 건물이 나온다. 그 빨간 벽돌 건물 벽 끝에 ‘독성가스(염소) 저장소’란 안내판이 보이면 제대로 찾아온 것이다. 녹이 슨 낡은 기계가 가장 먼저 반겨주는 이곳은 물 공급지에서 예술 공급지로 변신한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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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취수장의 신설로 구의취수장의 40여 년 역사는 끝이 나고, 옛 공간을 재생해 2015년에는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이하 창작센터)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 공간의 본래 쓰임새를 알 수 있도록 취수장 펌프를 너른 마당에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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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공간은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지다


대형 작품 연습이나 공연을 하는 박스형 건물인 제1취수장으로 가본다. 펌프를 들어낸 텅 빈 공간은 무려 15미터 이상이 된다. 거대한 지하벙커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든다. 이 날은 <서커스 넥스트>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어 예술가들의 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예술가들이 쉬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과 사무동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국내에서 찾기 어려운 거리예술 서적들도 구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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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와 옛 모습을 간직한 제2취수장으로 가보자. 실내 연습과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창작센터에 들어오면서 보았던 빨간 벽돌 건물, 옛 ‘염소투입실’은 구조물 제작 워크숍, 철/목공실로 사용되고 있다. 본래 공간의 쓰임새를 알 수 있게 예전 그대로의 표시를 지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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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 마당은 축제 시 야외 공연장으로 쓰인다. 야외마당 한편에 자리한 푸른 컨테이너 차량은 거리예술 이동형 전시다. ‘움직이는 전시장’으로, 거리로 직접 나가 축제의 현장을 누비며 시민들을 만난다. 관객을 만나면서 발전하는 거리예술의 본질을 잘 수행해줄 친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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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입은 공간


옛 구의취수장의 모습을 간직하면서도 예술창작공간으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도록 센터 곳곳에 예술을 입혔다. 창작센터에 들어올 때 보았던 염소투입실 아뜰리에 벽면의 그림은 지난해 <거리미술프로젝트> 진행 시 프랑스 작가 멜라니 뷔스넬(Mélanie Busnel)이 작업한 것이다. 또한, 제1취수장 외벽 그림은 검은색 단색의 선으로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프랑스 작가 브뤼노 빠옝(Bruno Payen)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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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가 일궈낸 것들


창작센터는 국내 거리예술 및 서커스 예술가들의 창작지원, 전문가 양성, 그리고 예술교육 세 가지 영역에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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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예술과 서커스 창작지원

거리예술 창작지원은 시민들을 위한 수준 높은 거리예술 육성과 공공예술을 발굴하며,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또한, 다양성을 갖춘 거리예술 작품 생산 여건을 마련하고, 제작과 연습 공간 지원, 비평 등 전체적인 과정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한다. 서커스 창작지원은 컨템포러리 서커스를 육성하기 위해 서커스 공연제작의 전 과정(리서치/워크숍-창작-제작-연습-시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거리예술전문가와 서커스전문가 양성과정

<거리예술 전문가 과정>은 거리예술가를 위한 재교육과 신진예술가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서커스 전문가 양성과정>은 한국의 컨템포러리 서커스 장르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서커스 예술가 역량강화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서커스 전문가를 발굴하고 공연 분야 예술가를 재교육하는 내용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한, 서커스에 대한 기초 및 심화 과정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2017년 서커스 전문가 양성과정은 ‘서커스 넥스트’ 프로그램으로 3월부터 시작되었다.


예술교육

마지막으로 시민들과 더불어 성장하기 위한 재미있는 거리예술·서커스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거리예술과 서커스를 직접 경험해 봄으로써, 생활 속 거리예술을 즐겨보는 기회를 얻고자 함이다. 특히, 초등학생을 위한 여름방학 프로그램으로 쉽고 재미있는 <서커스 예술놀이터-서커스 광대학교>를 개관 후 계속 진행해왔다.


2017년,

대중과 더불어 나는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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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센터가 개관 후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2년의 시간을 보냈다면, 3년 차인 올해부터는 좀 더 대중과 가까워지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5월부터는 예약을 통해 창작센터의 공간 체험을 할 수 있는 정기투어를 실시하여 숨겨진 곳에 재미있는 공간이 있음을 세상에 알리려 하고 있다. 대중없이 존재하기 어려운 거리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찾은 것으로 보인다.


거리예술, 돈을 내지 않고 보는 장르라는 생각이 짙기에 자생력을 갖추기 어려워 그 어떤 분야보다 든든한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다. 거리예술과 서커스를 어떻게 담아 시민에게 보일 것인지를 책임지는 예술가들의 산실인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가 훨훨 나는 2017년을 기대한다.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안내>
서울특별시 광진구 아차산로 710 (광장동 18-2)
02-3437-0099
http://ssac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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