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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극센터 창작공간 소개

사람 냄새나는 연극의 HUB를 방문하다

by 서울문화재단

수업을 마치고 정말 오랜만에 혜화로 향했다. 삶을 반영해 낸 극의 내용에 때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깊은 공감을 끌어내는 희극이 있는 장소는 카타르시스 그 자체이다. 혜화역 4번 출구로 나와 따뜻한 봄 햇살이 만연한 거리를 따라 걷다 보니 도로 건너편으로 보이는 서울연극센터 건물을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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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극센터는 대학로 공연예술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원래 혜화동사무소였던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2007년 재개관하였다.

서울연극센터는 크게 3가지 공간으로 구분되는데, 1층에는 시민들을 위한 공연정보 안내 및 편의 공간, 2층에는 세미나실과 아카데미룸이 마련되어있다. 1층은 시민들이 와서 쉬고 가고, 책도 보고 갈 수 있는 도서관 형태를 띠고 있는 공간으로 공연에 관한 희곡집, 뮤지컬 관련 전문 서적, 연극이론, 연기, 연출, 무대, 예술경영, 희곡 등 공연예술 분야의 도서 7,400여 권과 다수의 문학 도서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시민들이 좀 더 쉽게 공연에 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공연에 대한 검색, 공연장 정보들을 검색할 수 있는 검색대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1층 입구 쪽에는 대학로 일대의 구역을 나눠서 공연장들을 안내하기 위해 공연장 관련 구역별 안내지도와 공연장에 대한 전화번호, 그리고 각 공연장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연들의 리플릿이 비치되어 대학로를 처음 방문한 시민들도 손쉽게 공연예술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어떤 공연을 봐야 할지 고민하는 시민들에게 가장 유용한 정보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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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편의 공간을 둘러보다 익숙한 월간지가 눈에 띄어 살펴보니 서울문화재단에서 발행하는 『문화+서울』과 함께 국립극장의 『미르』, 그리고 미술 월간잡지인 『Art in Culture』 등 각 단체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문화예술지가 마련되어 있었다. 이 잡지들은 시민들이 무료로 가져갈 수 있고, 바로 구독하길 원한다면 외부에서 사 온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자리를 잡고 마음껏 독서를 할 수 있다.

1년에 한 번 서울연극센터 1층에서는 <10분 희곡 릴레이 페스티벌>이 운영되는데, 이를 위한 조명과 무대가 설치되어 있다. <10분 희곡 릴레이 페스티벌>은 서울연극센터에서 발행하는 연극 전문 웹진 『연극in』에 게재된 신진작가의 희곡 작품들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무대로 옮긴 프로그램으로, 일 회 공연에 십 분 남짓 진행되는 희곡들 몇 편을 엮어서 릴레이 방식으로 시민들이 글로만 읽었던 희곡을 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4월 11일부터는 네이버 오디오 클립에서도 들을 수 있다고 하니 무척 반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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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된 공간인 1층을 둘러본 후 2층의 아카데미룸과 세미나실로 향했다.

아카데미룸은 연극인 단체의 창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워크숍이나 세미나, 각종 교육 프로그램, 낭독회, 제작 발표회 등 연극과 관련된 사용 목적에 한하여 유료 대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전문 연극인들을 대상으로 PLAY-UP이라는 아카데미가 4월부터 진행되는데, 이는 움직임, 화술, 텍스트 분석, 인물 설계, 극작 등 무대에서 필요한 영역별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서울연극센터의 자체 교육 프로그램이다.

세미나실은 연극과 관련한 비영리 세미나를 대상으로 사용 가능하며, 극단 단체들의 희곡 리딩, 세미나 등의 경우 무료로 이용 가능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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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새로운 예술 흐름을 선도하는 연극인을 발굴하여 창작 역량 강화와 작품 개발 및 공연 발표를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유망예술지원 NEWstage>, 미래 잠재관객 청소년들에게 연극 관람, 공연장 무대체험의 장을 마련해주는 대학로 연극 투어 등 연극인과 시민 관객의 소통 및 연극 창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1층으로 다시 내려와 둘러본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 한편에는 마음 약방 2호점 자판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미래 막막증, 용기 부전, 꿈 소멸증, 열정 페이즈, 외톨이 바이러스, 아르바이트 라우마 등 센스 있는 증상명이 이목을 끈다. 마음처방전에는 현대인의 고단한 마음에 위로가 되는 멘트나 영화, 도서 등이 적혀있는데. 가끔은 이 마음 약방 자판기를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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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약방 자판기의 증상명을 바라보다 보니 문득 이러한 현대인의 고단한 마음에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진정한 치유 예술이 바로 ‘연극’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홀로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던 대학교 1학년 시절, 쏟아지는 과제와 팀 프로젝트 그리고 크고 작은 인간관계에 대한 시련들로 나는 혜화를 자주 찾곤 했었다.

내겐 너무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은 연극 ‘옥탑방 고양이’를 7번 이상 관람했는데, 수업이 끝난 후 계획 없이 걷던 내 발걸음은 혜화역을 향했었고 서로 같은 공간, 다른 사람들과 같은 공연을 보면서 그 반복되는 대사와 배우들의 연기에 나는 위로와 공감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곤 했었다.

작은 무대로 인한 관객과의 가까운 거리는 현실을 무대로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삶의 장이었고, 배우들의 연기는 우리들의 시간을 반영한 실타래였다. 그 짧은 120분 동안 울고 웃으며 내일을 살아갈 용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발걸음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삶의 무게가 버겁고,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울 때 소중한 사람과 혜화에 있는 서울연극센터로 찾아오길 바란다. 공연예술에 관한 다양한 서적과 연극을 매개로 한 새로운 프로그램과 함께 편안한 쉼터가 되어줄 테니.


<서울연극센터 안내>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명길3
문의처 : 02-743-9331
www.e-st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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