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공간, 산책, 그 두 번째 이야기

나의 시작은 몸

by 열매 맺는 기쁨

숲 산책을 나섭니다. 몸의 감각에 집중합니다. 관자놀이 눌려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마 전체까지 조이는 느낌이 퍼졌다 다시 관자놀이의 국소부위만 점찍은 듯 누릅니다. 너무 익숙해서 내게 있는 줄도 몰랐던 감각입니다.


나는 너무 빠르게 걷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목적지도 시간의 제한도 없는 산책임에도,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급해하며 서두르고 있습니다. 어깨와 팔을 어디에 두고 얼마만큼 흔들어야 할지 몰라 힘을 줬다가 뺍니다. 내 모습이 가게 앞에 서 있는, 공기가 부풀었다 빠지면서 춤추는 인형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애도 나처럼 강약 조절을 못해 그렇게 요란스럽구나 하는 생각에 설핏 웃습니다.


살짝 부운 손의 관절을 오므릴 때의 압박감에 손가방이 거추장스럽습니다. 다음 산책에능 배낭을 메어야겠다 생각합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걷습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삭막해 보여 지레 풀 죽어 돌아섰던 곳을 넘어서니, 곡선의 오솔길을 보입니다. 길가의 꽃들이 참 사랑스럽습니다. 딱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마치 어드벤처 놀이 기구 같습니다. 내 짐작과는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나는 의외로 즐겁습니다.


매일 무엇을 빼고 살려야 할지 마주하며, 일상의 잡다한 생활을 정리하고 새로운 시간을 살아내는 중입니다. 내게 그 시작은 몸입니다. 나는 열망에 따른 저항을 다루는 법을 몸으로 배웁니다. 내 몸이 성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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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난다캠퍼스의 공간살림명상 중에 작성한 살림 메시지입니다.


#씨앗글: 아난다 박미옥의 '일상으로의 황홀한 몰입 살림 명상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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