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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 맺는 기쁨 Feb 19. 2024

내가 곧 풍광 되리라.

자기 치유 기록 NO.11

출처: pinterest

나는 아난다 캠퍼스에서 아이를 기다리는 시간(이하 아기시) 12주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나는 이 프로그램 마지막 12주 차 이후, 10년 후의 내 인생 10가지 풍광을 그렸다. 나도 모르던 10년 뒤의 내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현실을 바탕으로 내가 바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꿈이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풍광이 날 위해 있는 것이지, 내가 풍광을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니므로, 풍광에 메이지 않기로 했다. 나는 이 풍광을 실컷 가지고 놀리라 생각했다. 나는 이 풍광을 온전히 즐기리라. 내가 풍광을 향해 달리는 것 아니라, 풍광이 내게 오게 하리라. 내가 풍광을 섬기는 것 아니라, 풍광이 나를 경배케 하리라. 내가 곧 풍광 되리라.


그동안 나는 나보다는 좋은 책, 좋은 사람들, 좋은 종교 등의 세상의 이야기가 내 것보다 더 흥미롭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며 나에게서 나를 소외시켰다. 아주 오랫동안 그렇게 살았다. 그런데, 12주 동안 정성 들여 내가 나에게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세상에 내 이야기만큼 생생하고 매혹적인 이야기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시간을 통해 전보다 깊이 나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삶이 드라마틱하게 변하진 않았다. 나는 여전히 한 남자의 아내이고, 두 아이들의 엄마이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순간순간이 그전과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부모님의 사랑을 누리는 나는, 환물적 가치에서 존재 자체가 되기로 선언한 나는, 남편의 사랑을 오해하지 않는 나는, 나에게 가장 친절하고 편안한 방식으로 살기를 선택하는 나는, 아이들에게 삶으로 생을 가르치는 나는, 내 재능과 욕망을 정확히 확인한 나는, 10년 뒤 내 삶의 풍광을 선하게 그리는 나는, 그전과 같지만 또 완전히 다른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 나는 나를 신뢰하고 아끼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고상한 일인지 온몸으로 느끼며, 새 옷을 입은 것처럼, 거듭난 것처럼, 부활하고 환생한 것처럼 어떤 순간들을 살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여정이 그렇듯, 나는 가끔 멈추고, 왔던 길로 되돌아가고, 엉뚱한 길을 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향하는 곳을 사모하는 내 마음이, 그리고 분명히 남겨진 이 알아차림의 기록이, 내 갈 길을 구글 로드뷰처럼 선명히 보여줄 것이다. 나는 기꺼이 이 여정을 떠난다. 처음에는 한 발씩, 나중에는 두세 걸음으로, 더 나중엔 훨훨 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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