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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 맺는 기쁨 May 28. 2021

사랑하는 당신에게

8번째 결혼기념일에 쓰는 편지

우리 토깽이들 열매와 기쁨이 아빠, 내 생애 가장 가깝고 소중한 남편에게 바치는 '당신과 함께한 8년의 고백'

순진해서 꽤 호기롭던, 가진 거라고는 젊음 그리고 미래에 대한 작은 희망밖에 없던 우리가 만나 가정을 꾸리고 어느새 두 아이의 부모가 되었네요.
시간이 황망하게 지나가는 것 같으나 아름다운 두 아이가 우리에게 있으니 야속한 시간을 탓하진 맙시다.
나의 늘어나는 눈가 주름과 당신의 성성해지는 흰머리를 보니 우리는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군요. 아직은 나이가 들었다 말하기에 너무 이른 나이지만 이 순간을 당신과 함께하기에 '이것도 좋다'라고 고백하고 싶어요.
우리 즐거울 때도 슬플 때도 건강할 때도 아플 때도 함께 였고,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함께 보았으니 먼 훗날 함께 손잡고 나눌 이야기도 많겠지요? 나는 따뜻하고 착한 당신이 참 좋습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어리석고 미운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나는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니까요.
내가 안심하고 당신 앞에서 나 그대로일 수 있게 해 주어서 고마워요
이것 말고도 당신에게 고마운 점이 많아요.

열매에게 과장된 목소리로 공주 이야기를 하며 아이를 웃기는 당신에게, 아직 말을 못 하는 기쁨이에게 친구에게 하듯 차근차근 말 건네는 당신에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이들과 내가 먹을 과일을 깎아서 냉장고에 넣어 놓고 집을 깨끗하게 청소해두는 당신에게 나는 참 고마워요. 가끔 장난스러운 볼 뽀뽀를 해줘서, 직장에 가서도 중간중간 안부를 물어봐줘서 고마워요. 쉽지 않을 텐데 직장에서 조퇴하고 일찍 집에 와줘서, 내가 인생의 방향에 대해 고민할 때 귀 기울여주고 지지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나의 남편이, 나의 아이의 아빠가 되어주어서 고마워요!

지금 비님이 오시네요. 아이들이랑 비옷 입고 나가서 잠시 놀 생각이에요. 오늘은 당신 생각 더 자주 하며 지낼게요.
당신도 내 생각하고 있었죠?
안전 운전하세요. 사랑해요 당신!

2021년 5월 25일 우리가 부부가 된 지 8년 되는 날
당신의 아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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