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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 맺는 기쁨 Apr 28. 2022

태몽

나의 아버지께

당신은 멀찍이 서서

가는 몸을 출렁이며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는

새파란 뱀을 보았다 하셨다


가느다란 물결이 가르는 이 편의 한한 빛과

저편의 검은 어둠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당신은 썩어가는 쓰레기 더미에서

먹을 밥과 입을 옷을 골라내는 두 손 안에서도

그것을 볼 수 있다고


그것이 똬리를 틀어 원을 그리고

빛과 어둠을 개어 죽을 만들고

주춤히 서 있는 당신의 다리에서 춤을 추다가

시뻘건 혀로 당신의 페니스를 핥다가

새하얀 송곳니로 그 손을 우두득 씹었다면 좋았을 텐데


나는 내내 아쉬웠다

그 뱀이 뒤돌아 길 것 아니라

당신에게로  붉고 푸른 춤을 추어야 했는데

내가 영원히 사랑한 당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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