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멀찍이 서서
가는 몸을 출렁이며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는
새파란 뱀을 보았다 하셨다
가느다란 물결이 가르는 이 편의 한한 빛과
저편의 검은 어둠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당신은 썩어가는 쓰레기 더미에서
먹을 밥과 입을 옷을 골라내는 두 손 안에서도
그것을 볼 수 있다고
그것이 똬리를 틀어 원을 그리고
빛과 어둠을 개어 죽을 만들고
주춤히 서 있는 당신의 다리에서 춤을 추다가
시뻘건 혀로 당신의 페니스를 핥다가
새하얀 송곳니로 그 손을 우두득 씹었다면 좋았을 텐데
나는 내내 아쉬웠다
그 뱀이 뒤돌아 길 것 아니라
당신에게로 가 붉고 푸른 춤을 추어야 했는데
내가 영원히 사랑한 당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