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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승광 Jun 02. 2024

사교육비 현실과 가계 부담

우리가 힘든 이유

교육비는 크게 공교육비와 사교육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공교육비가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에 임하기 위한 비용이라면 사교육비는 그 외 학교 밖에서 받는 보충교육을 위해 개인이 지불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우리 현실에서 공교육비는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2004년에 중학교 전면 무상교육을 실시한 데 이어 2021년에는 고등학교에도 전면 무상교육을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대학 등록금 또한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2023년 연간 평균 등록금은 국․공립대학 420만 3천 원, 사립대학 756만 9천 원으로 2011년에 비해 낮아졌습니다(중앙일보, 2023a). 2021년 국민일보가 조사한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재수종합학원 다섯 곳의 월평균 학원비가 180만 원(국민일보, 2021)임을 감안한다면 대학 등록금은 싸다고 생각되기까지 합니다.  


그러면 초중고 자녀가 있는 사교육비는 얼마나 들까요? 2023년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비 총액은 약 27조 1천억 원이었으며,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12조 4천억 원, 중학교 7조 2천억 원, 고등학교 7조 5천억 원이었습니다(통계청, 2024a). 사교육 참여율은 전체 78.5%였으며, 초등학생 86.0%, 중학생 75.4%, 고등학생 66.4%였습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체학생을 대상을 할 경우 평균 43만 4천 원이었으나,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55만 3천 원이었습니다. 학교급별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체학생을 대상으로 할 경우 초등학생 39만 8천 원, 중학생 44만 9천 원, 고등학생 49만 1천 원이었으며, 사교육 참여학생으로 한정할 경우에는 초등학생 46만 2천 원, 중학생 59만 6천 원, 고등학생 74만 원이었습니다. 초‧중‧고 12년 간 사교육을 받을 경우 평균적으로 총 8,136만 원이 사교육비로 지출되는 셈입니다.  

사교육 참여 및 사교육비 지출은 가구 소득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교육 참여율은 월 소득 3백만 원 미만 가구에서 57.2%였으나,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사교육 참여율도 점차 늘어나 월 소득 8백만 원 이상 가구에서는 87.9%를 나타냈습니다. 자녀 1인당 사교육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월 소득 3백만 원 미만 가구에서는 18만 3천 원이었으나, 소득 구간에 따라 점차 늘어나더니 월 소득 8백만 원 이상 가구에서는 67만 1천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비율에서의 사교육비 평균 금액은 사교육 비참여자까지 포함시켰을 때의 평균 금액입니다. 소득 구간별 사교육 참여율을 반영한다면 사교육 참여 가구의 사교육비 월평균 금액을 추정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따른다면 월 소득 3백만 원 미만의 가구에서의 자녀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32만 원으로 증가하며, 이는 가구 소득 대비 최소 10.7%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월 소득 3백만 원 이상 5백만 원 미만의 가구에서도 자녀 1인당 사교육비 비율은 9.2%에서 13.2%까지의 범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월 소득 5백만 원 이상부터는 그 비중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것이 자녀 모두가 아닌 1인임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사교육비 비중은 가정에 적지 않은 경제적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이러한 자녀 1인당 사교육비가 가계 소득에만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 수가 늘어난다면 자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줄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자녀가 늘어난다고 가계 소득이 늘어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위 조사에서도 자녀 수가 늘어남에 따라 1인당 사교육비 및 사교육 참여율은 낮아집니다. 다만 그 폭이 크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가구당 평균 사교육비는 자녀가 2인일 경우에 113만 1천 원이, 자녀가 3인 이상일 경우 최소 142만 7천 원에 이릅니다.


그렇다면 자녀 수에 따른 사교육비 비중이 궁금해집니다. 아쉽게도 이에 관한 최근 통계 자료를 찾지는 못 했습니다. 하지만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가계 소득을 기초로 하여 가계 소득 대비 사교육비 지출 비중을 대강이나마 추산해 볼 수 있습니다. 2023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구가구의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가계 소득은 3인 가구 665만 7천 원, 4인 가구 766만 5천 원, 5인 이상 가구 808만 9천 원이었습니다(통계청, 2024b). 물론 여기서의 3인 가구가 부부와 자녀 한 명으로 이루어진 가구의 소득과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가계동향조사의 3인 가구는 부모 한 명과 자녀 두 명일 수도 있고, 노인을 모시고 사는 부부의 가구일 수도 있습니다. 또 부부와 성년이 된 자녀 한 명의 가구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가구 구성원의 다양성은 4인 가구와 5인 이상의 가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정확성과는 거리가 먼 추산을 대강이라도 해보려는 것은 자녀 수가 늘어날수록 가계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짐작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자녀 수에 따른 가구 소득 대비 사교육비 지출 비중을 추산한다면 자녀 1인 가구는 8.9%, 자녀 2인 가구는 14.8%, 자녀 3인 가구는 17.6%가 됩니다. 


이러한 사교육비 지출 크기는 다른 소비 항목과 비교할 경우 체감이 더욱 쉽습니다. 2023년 6월 발표된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통해 학원에 다니는 청소년(13~19세)을 자녀로 둔 가구의 학원비 비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학원비는 식비 및 주거비의 83.7%였습니다. 이 비중 역시 크다고 볼 수밖에 없지만 소득이 올라갈수록 식비 및 주거비보다 교육비의 지출 증가가 빨라집니다. 급기야 소득 5분위에서는 교육비가 식비 및 주거비의 합에 맞먹게 됩니다. 이는 부모가 소득을 늘리기 위해 애쓰는 주된 이유가 자녀의 교육비 때문이라는 주변의 이야기가 과언이 아님을 실감케 합니다. 학원은 이제 사치재라기보다는 필수재라는 어느 학원 관계자의 말(중앙일보, 2023b)을 업계 관계자의 포장으로만 바라보기는 힘들 것만 같습니다.    

한편,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실시되었다고는 하지만 모든 고등학교가 무상은 아닙니다. 이은주 의원실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의 평균 학부모부담금은 연간 826만 4천 원이었습니다(머니투데이, 2023). 학부모부담금이 자율형사립고등학교는 연간 3,063만 8천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어고등학교의 학부모부담금은 평균 759만 8천 원, 국제고등학교는 평균 489만 9천 원이었습니다. 



※ 참고문헌

국민일보. (2021). ‘2000만원 들었어요’…등록금보다 비싼 재수학원비(2021.11.19.자). 

머니투데이. (2023). "대학 등록금 보다 비싸네"…자사고 1년 학비 3000만원, 일반고 '19배'(2023.11.19.자).

중앙일보. (2023a). ‘15년째 동결’ 대학 등록금…“물가 고려하면 20% 낮아진 것”(2023.6.7.자).

중앙일보. (2023b). 고소득층 자녀학원비 월 114만원, 식비·주거비합친 수준(2023.6.26.자). 

통계청. (2024a).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보도자료(2024.3.14.자).

통계청. (2024b). <2023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보도자료(2024.2.29.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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