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은 더 평등해졌는데!!
지금까지의 논의 결과는 참 허탈합니다. 과거와 비교할 때 양성평등 차원에서는 획기적인 발전이 있었으나, 그와 더불어 양성 모두 함께 더 힘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이 결론은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왜 더 힘들어진 걸까? 인류가 행복하자고 기술이 발달하고 산업화가 진전된 것일 텐데, 같이 더 편해지자고 평등해진 것일 텐데 왜 모두가 더 고달파진 걸까? 왜 이렇게 힘들게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 자료부터 뒤져봐야겠습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자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2만 4천 원, 지출은 381만 3천 원이었습니다(통계청, 2024). 가계의 소비지출을 항목별로 보자면 음식․숙박이 43만 3천 원(15.3%), 식료품 등이 40만 9천 원(14.4%), 교통이 35만 6천 원(12.6%), 주거․수도․광열이 32만 4천 원(11.4%) 순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두 가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주거비가 너무 낮게 책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주거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에 대한 대출 원리금은 소비지출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먼저 이에 대한 이자는 비소비지출로 분류되는데, 가계 평균 지출 381만 3천 원 중 비소비지출은 98만 원이었으며 이자비용은 이 중 13.6%인 13만 3천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원금 상환액은 지출로 분류되지 않으므로 가계 흑자인 121만 1천 원 중 상당액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는 30대부터 50대까지 자녀 있는 가정에서 항상 고민하는 교육비가 주요 항목으로 안 보인다는 점입니다.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평균 교육비는 17만 7천 원으로 소비지출의 6.2%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자녀를 키우는 집에서 보았을 때 택도 없는 금액입니다. 초등학생이 태권도장이나 피아노학원 하나만을 다녀도 15만 원이며, 셔틀버스 다니는 유치원은 학부모가 내야 하는 최소 교육비가 30만 원을 넘어갑니다. 자녀가 고등학생이 되면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을 줄여가는 이웃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교육비에 관해 좀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참고문헌
통계청. (2024). <2023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보도자료(2024.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