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은 우리의 스터디카페가 되었다.
아이들이 그동안 각자의 방에서 공부를 했다. 코로나로 3년을 보내면서 비대면 수업을 많이 했고, 그 덕분에 각자의 공간이 만들어졌다. 코로나 전에는 거실에서 책을 보고 공부도 같이 했는데 어느 순간 개인화가 되어갔던 것이다.
아이들 방에서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잠을 자고 쉬기도 했다. 예전에 거실에서 함께 독서를 하고 책을 보던 시절이 생각이 났다.
큰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사춘기가 본격적으로 올 때 아이가 자신의 방이 온전한 휴식처가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이들과 의논을 했다. 거실에 책상을 옮기고 방은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을 제안했다. 처음 첫째는 지금 방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나는 거실을 공부하는 공간으로 분리를 했을 때 독서와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좋은 점을 알려주었다.
거실에서 온 가족이 책을 읽고 밥을 먹고, 놀기도 하면서 가족의 결속력 또한 높아질 거라고 말했다. 사춘기가 되어 싸울 수도 있겠지만 미리 자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해결해 나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같은 공간에 있을 때 서로 마주 보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아이들은 자랄수록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부모는 어쩔 수 없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대화가 줄어들면 아이를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감정싸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이들이 나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남편과 전화통화를 하고 난 후, 거실에 티비를 없앴다. 그 자리에 책상과 책장을 옮겼다. 남편이 있을 때 하면 좋았지만 아이들이 원할 때 한 시간이라도 거실 공부방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혼자서 무거운 것들을 질질 끌어서 겨우 거실 공부방을 만들었다. 모든 힘을 쏟아붓고 엄마는 강하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주말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남편에게는 약한 척은 다하는 내가 애들을 위해서는 몸을 아끼지 않는 나를 보면서 남편은 신기해한다. 버리는 것과 책장 정리는 아직 해야 할 것이 남았지만 아이들 공부공간이 만들어졌다.
아이들은 집중도 공부도 잘되고 자신들의 방이 넓어져 좋아했다. 좀 더 평온한 방을 만들어 주기 위해 잠자리 전용 스탠드도 주문을 했다.
허리가 아프고 손가락이 아픈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은 공부공간에서 공부를 집중해서 끝내고 자신의 침대에 누워 독서를 한다. 책 읽는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의 고생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둘이서 나란히 앉아 공부를 하고 둘째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첫째가 가르쳐준다. 가르쳐주면서 아이들은 메타인지를 더 키울 수 있고, 서로 상호작용하는 공간 속에서 아이들이 더 집중하고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거실교육법으로 많은 가정에서 거실을 서재화를 만들고 공부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나도 지금이라도 거실을 공부공간으로 만들어서 다행이다는 생각이 든다. 좀 늦게 했다면 첫째가 반대하지 않았을까?
각자 방에서는 자기 주도적 공부를 해도 아직은 어려서 제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핸드폰도 컴퓨터도 항상 아이들의 집중력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곁에 있다. 아이들의 자율성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내가 간섭하고 제어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거의 믿고 맡기는 편이다.
어느 날 둘째가 노트북을 거실로 가지고 나왔다. 컴퓨터가 집중에 방해가 된다고 고민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 나도 모르게 아이가 집중하는지가 궁금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환경을 체크했다.
거실에 책상을 옮긴 후 자연스럽게 나의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잔소리가 필요 없어졌다. 각자 방에서 말을 하면 큰 소리로 대화를 해야 했다. 또는 방과 방으로 왔다 갔다 하는 불필요한 동선이 많았다. 이젠 소곤소곤 말해도 다 들을 수 있으니 더 조용해지고 평화로워졌다. 그 덕분에 집중도 잘 될 수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이 거실 공부공간을 만들어주고 난 후 가장 좋은 점이다. 원래도 조용했는데 더 조용한 집이 되었다. 집안일은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해야만 하는 단점이 딱 한 가지가 있다.
거실 공부공간을 마련하고 아이들이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거실 공부법이 우리 가족에게는 아주 좋은 공부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제적으로 하지 않고,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을 한 과정이라 아이들도 각각의 공간의 쓰임새를 알아가고 있다.
거실이 너무 복잡하고 어지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망설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거실티비가 있는 것보다는 훨씬 안정적으로 변했다.
티비는 아이들이 거의 보질 않았고, 나만 가끔 드라마나 뉴스를 보거나 아이들이 영화를 볼 때만 사용했다. 그래서 티비가 없어져도 아이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거실 교육법이 아이들 클 때까지는 유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만든 공간이라기보다는 온 가족이 공부라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부모가 어떻게 보여주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만든 것도 있다.
그런 면에서 거실교육법은 가족 모두를 위해서 좋은 선택이었다. 나도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독서를 많이 하려고 한다.
공부와 독서는 평생 하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익숙하지 않은 것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 익숙하지 않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공부와 독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책상도 거실로 빼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거실이 좁아져 아이들이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내 방에서 이사하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소파나 식탁에서 독서를 할 때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다.
이상하게 나에게는 한없이 게으른 나인데, 아이들을 위해서는 정말 실행력 하나는 인정한다는 남편의 말에 웃음이 나왔다.
나의 일에도 이젠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닌 실행으로 옮기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실패해도 반복적인 도전과 실행을 통해서 배움을 알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아이들도 배울 거라 믿는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우리집의 스터디공간은 만들어졌다. 이젠 더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려고 한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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