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긴 봄이다
일주일 동안 감기로 고생한 아이 목소리가 조금 돌아오는 듯했다. 하지만 외부외출은 아이 컨디션 조절에 안 좋을 것 같아서 남편과 둘째만 미술관에 갔다.
둘둘 이렇게 주말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고 있다. 개인적인 일대일의 시간은 자매를 키울 때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다. 개성이 넘치는 아이들의 생각을 존중하기 위한 우리 부부만의 교육법이다.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랑 남편은 미술관을 자주 간다. 오늘은 가까운 수원시립미술관으로 향했다.
첫째와 난 아파트 정원을 산책하며 벚꽃이 개화하는 것을 감상했다. 아직 만개전이지만 이번 주에는 만개하여 온통 연핑크 물결이 펼쳐질 듯하다. 우리가 사는 곳은 벚꽃이 대부분 가로수로 이어져있어서 벚꽃길을 산책 삼아 걷는다. 따로 꽃구경하러 갈 필요 없이 창문을 열고 밖을 보기만 해도 꽃향기가 느껴질 정도이다.
올해는 항상 지나치기만 했던 첫째 중학교 앞 벚꽃길을 걸을 예정이다. 이 길이 어떻게 변화할까....
첫째와 산책을 한 후 집 앞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아이는 2주 만에 차가운 음료를 마셨다.. 가지고 온 원서를 읽고, 수학 문제를 풀고, 나는 책을 읽었다. 화요일에 있을 독서모임에서 토론할 책이다.
평화로운 주말 벚꽃과 봄꽃들과 봄향기로 설렘을 안고 보낸다. 딸과 손을 잡고 친구처럼 산책하는 이 길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나고 아이의 기억 속이 이 순간이 기억되었으면 한다.
언제나 빛나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며 23년 봄을 맞이한다. 바람이 살짝 불어서 살랑살랑 흔들리는 벚꽃은 세속적인 어른도 순수하게 만드는 마법이 있는 것 같다.
오늘은 딸과 손잡고 하늘 보며 벚꽃보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자. 인생 뭐 있나. 지금 이 순간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