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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Jun 05. 2023

3. 자연 속에서 함께 하는 아이들

자연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선물

비가 온다. 

창가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신기해한다. 

그러다 번개라도 번쩍이면 무서워 내 뒤로 숨어서 번개가 번쩍하고 몇 초 뒤 천둥이 치는지를 숫자로 센다.  


1. 2. 3. 4. 5. 6. 7. 8. 쾅쾅


우르르 쾅쾅하는 천둥소리와 아이들의 소리가 합쳐진 소리는 나를 웃음 짓게 했다.


천둥소리가 지나고 아이들은 비옷과 장화와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가 비를 즐긴다. 

비가 떨어지는 소리가 음악처럼 느껴 때도 있었다.


비와 관련된 동요를 들으면서 우리 아이들은 춤을 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물웅덩이를 만날 때는 어김없이 들어가 첨벙첨벙 놀이가 시작된다. 

나는 아이들이 비를 맞아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소중했다.



비를 맞고 있는 새를 보며 새집을 만들어줄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반제품으로 만든 새집을 사서 조립하고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방수가 되도록 니스칠까지 해서 나무에 매달아준 기억도 있다.


새 밥을 넣은 새집에 새들이 찾아왔는지는 확인을 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새들이 먹이는 먹으러 가지 않았을까 우리끼리 상상하며 추측을 하기도 했다.


겨울은 산에 사는 야생동물들에게는 먹이가 없어 힘든 시기이다. 

솔방울에 따뜻한 밥을 붙이고 잡곡과 호두, 아몬드, 잣 등을 붙여 나무에 매달아 주고 먹는 걸 지켜본 적도 있다.

어린 시절 아이들과 함께 산, 들, 그리고 바다로 참 많이 다녔다.


바다 앞 갯벌에서 소라게를 찾는 건 아주 새로운 경험이다. 

플라스틱 컵에 소라게를 넣고 한참동안 관찰하다가 집에 돌아올 때는 바다로 다시 보내준다.

고마웠다고, 잡히지 말고 끝까지 잘 살아가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말은 참 아름답고 순수하다.


작은 생명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어릴 때부터 배워야 한다. 

자주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순간 아이들은 자연의 소중함에 감사한다.


다니면서 메모할 노트와 연필, 관련도서는 필수 준비물이었고, 아이들과 함께 하늘을 보며 생각을 적고, 시를 써보고, 그림을 그리고 생각을 표현해 보는 시간들은 아이들이 자연에 감사하고 관찰하는 힘을 키워주었다.

자연은 매일 다르다. 

그래서 아이들이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는 시간은  공부하는 것보다 아주 많은 것을 선물로 준다.


꽃을 보고, 나무를 보고, 시냇물 속에 있는 작은 물고기를 찾아 관찰하며 배우는 시간은 아이들에게 창의로운 상상력을 충분하게 채워준다.


목련 꽃봉우리를 보고 둘째는 촛대처럼 예쁘다는 표현을 했었다. 

촛대처럼 써 있는 꽃봉오리는 다음 날 아름답게 꽃을 피우며 깜깜한 밤을 밝게 비춰주는 듯했다.


단풍이 들 때면 공원에 떨어진 낙엽들을 모아서 단풍나무를 만들며 우리 집을 가을로 꾸미기도 했다.



봄은 새싹들이 주는 희망을 배우고,

여름이면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땀 흘리며 나무가 주는 시원한 그늘에 감사함을 배운다.

가을에는 자신이 가진 고유색을 뽐내는 단풍들을 보면서 오색찬란함에 아름다움을 배운다.

겨울에는 창가로 들어오는 햇살의 따사로움이 집안을 가득 채워준다.


자연은 매일 우리에게 소중한 선물을 주고 있다. 

오늘도, 내일도 그 소중한 자연을 아이들이 바라보고 눈에 담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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