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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Jun 09. 2023

4. 아이들이 꿈을 찾아가는 과정

엄마는 딸을 응원하고 믿어. 사랑해

아이에게 꿈을 갖는다는 것이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


둘째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나에게 꿈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있다면서 면담을 요청했다.


주제는 자신의 꿈을 정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둘째는 작가가 꿈이었고 얼마전 영어소설책도 출판한 작가이기도 하다. 

지금은 자기 생각으로는 작가는 부캐로 해도 될 것 같다며 자신의 본캐를 다른 것으로 할까에 대한 고민을 나에게 전했다.

나는 아이가 이런 주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특하고 대견해서 안아주었다.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정확하게 자신이 정한 꿈을 말할 수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많은 아이들은 유튜버, 돈 많은 백수, 의사, 판사, 건물주 등 자신의 꿈이 아닌 어른이 지어준 꿈을 말한다.


나는 아이들이 돈 많은 백수라는 말을 하는걸 보고 참 많이 놀다. 

아이들이 돈 많은 백수라는 직업을 어떻게 알았을까? 

TV에서 연예인들이 어른들이 무심코 재미로 하는 말을 듣고 아이들도 따라하며, 이런것들이 아이들의 미래를 갉아먹고 있다.

 

딸은 나에게 "엄마 돈 많은 백수가 뭐야?" 라며 묻는다. 

아마 새로 생긴 직업인 줄 아는가 보다.


아이가 꿈을 찾고 꿈을 꾸고 한 단계씩 밟고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둘째와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나는 저 나이때 무엇을 했을까, 과연 이런 생각을 해보기나 했을까 하고 반성도 했다.


둘째와 많은 대화를 했다. 

그 시간은 첫째가 발레를 가는 시간이라 온전하게 둘째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야기를 하는 중에 둘째는 "언니는 외교관, 친구는 골퍼, 친구는 의사라는 꿈이 있는데 나만 정확한 꿈이 없는 것 같아"라며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둘째는 꿈을 갖는 것이 정말 간절한 것이였는데 내가 미리 알지 못해 미안했다.

나는 둘째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들을 다 찾아보자고 했다.


둘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언가 창작을 하는 것이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그림에 맞는 스토리를 만드는 활동을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영어 소설을 쓰고 공저로 책을 출판한 작가이기도 하다.  

나는 둘째가 그 꿈을 계속 가지고 가는 줄 알았는데, 내가 공부를 하면서 남편과 이야기를 하던 중 요즘 세상은 직업이 하나로는 살기가 어렵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을 둘째가 귀담아들은 것 같았다.

그래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도 가능하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과학에도 흥미를 가져보고, 다양한 쪽으로 아이의 생각이 확장되기 시작했다. 

영어소설책을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식이 기반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한글책과 영어책을 많이 읽는다.


나는 아이들이 꿈을 일찍 정확하게 정하기보다는 좋아하는 것을 찾을수 있는 시간을 많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캐와 부캐를 초등학생인 딸이 지금 걱정할 일이 아니고, 지금은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할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대화를 했다.

둘째도 정말 잠 안 자고 해도 피곤하지 않은 것을 하고 싶다고 했다.

지금은 그것이 영어소설책 쓰기와 디지털드로잉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자신이 쓴 스토리에 캐릭터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넣어서 우선 영어소설책을 ebook으로 출판 계획을 세워보고 함께 아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가며 래퍼런스를 쌓아가려고 한다.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


수많은 아이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어른들이 만든 틀 안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다.


나도 그랬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나중에 커서 뭐가 될지에 대해서는 말해 주지 않는다. 

중학교 잘 가기 위해서, 고등학교 잘 가기 위해서, 대학을 잘 가기 위해서, 직장을 잘 들어가기 위해서 그것을 위한 방법들을 지도할 뿐, 진정으로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시간은 잘 주지 않는 것이 공교육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다.


나는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 학원은 보내지 않는다.

영어는 학원을 다니지  않고 한국외대 영어영재원에서 배우고 있다. 

어릴때부터 발레는 건강한 체력을 위해 다니고 있다. 

첫째가 다니는 수학이 사교육이라면 사교육이다. 

동네 작은 학원에 공부방처럼 운영되는 시스템이라 자기 주도적으로 수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보내고 있다.

친구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한다는 말을 듣고 신경이 쓰이는지, 선행을 좀 할 필요가 있다고 스스로 생각을 했는지 내가 말 안해도 보내달라고 했다ㅎㅎ.

자신이 원해서 간 학원이어서인지 시키지 않아도 과제, 보강 등 시간배분을 잘 하는것 같다.


자기가 주도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주도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해야만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남들 다 하는 것이니 하는 것이 아니라, 왜 필요하고, 왜 해야만 하는 것인가를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부는 평생 하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나이가 들수록 늙어가지만, 뇌는 많이 사용할수록 발달한다. 

나이가 들어도 공부를 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읽고 도움이 되었던 책을 같이 읽는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내가 잔소리하지 않아도 스스로 해내는 힘을 키우게 되는 것 다.

 

마지막으로 둘째는 나에게 부탁을 했다. 

내가 마음껏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주말에는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에만 집중하도록 엄마가 신경을 써 달라는 것이었다.

집에만 있는 시간이 걱정이 되지만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나는 아이의 꿈을 믿고 응원해 줄 것이다.


널 응원해.. 지금도 넌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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