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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Jun 25. 2023

5. 초5 미래 작가의 소설 쓰기 강의

소설 쓰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우리 둘째에게 오라

가끔 지난 일들이나 연결되지 않는 사건들은 불쑥불쑥 생각이 나서 내 머릿속을 뱅글뱅글 맴돌 때가 있다. 

아무런 연관도 없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떠오르면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 의식적으로 쓰기를 한다.

쓸 때만큼은 하나의 기억만을 온전하게 바라보고 떠올릴 수 있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정리를 할 때나 혼란한 마음을 진정시킬 때 아주 좋은 습관인 것 같다.


오늘은 둘째 아이의 이야기를 기록해 볼까 한다.

요즘 내가 책을 많이 읽는데, 하루는 둘째가 소설을 써 보라고 했다.

“소설을? 엄마가?”

그러자 딸은 소설 쓰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며 노트와 연필을 가지고 와서는 순서대로 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

장르 설정, 배경과 캐릭터 분석 등등 나에게 꼼꼼하게 가르쳐 주었다.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웠다.


아이와 상상하면서 나의 20대 시절로 캐릭터를 만들고 이름도 만들었다.

로맨스도 살짝 넣고, 미래의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배경도 만들었다    .  

나를 복제한 인공지능이 내 두뇌에 생각을 하고 자동실행되는 프로그램을 넣고 나 대신 일을 한다는 이야기.

그리고 ai와 사랑에 빠진 남자 K(아빠)를 만들었는데, 아이랑 하는데 정말 웃기고 재미있고 즐거웠다.


캐릭터의 머리 스타일과 옷 스타일 등, 모든 것을 글로 묘사를 해야 하니 디테일하게 설정해 두는 것이 글을 쓸 때 좋다고 한다.


나는 에세이를 쓰고 싶었는데, 딸이 가르쳐 준 방법대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ㅎ.


가끔 둘째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면 회오리바람처럼 빨려 든다.

어린아이의 생각 속에 이렇게 많은 아이디어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신기하다. (제 눈에만 하투뽕뽕 )


어릴 때부터 작가가 되고 싶다는 아이였다. 

지금도 꾸준하게 소설을 쓰고 있는 중이다. 

거의 A4사이즈로 60장 넘게 쓴 것 같다. 

결말 부분과 표지만 완성되면 전자책으로 내고 아마존으로 판매도 하려고 생각 중이다.


감수는 첫째가 방학 때 해주면 좋은데, 감수해주면 영어책 사주는 것으로 협의를 해 봐야겠다.


둘째는 아마존에 e book으로 올라가 있는 그림책도 두 권 있다.

어릴 때 그린 그림과 스토리가 너무 예쁘고 신기해서 내가 스캔하고 파일로 만들어 올렸다. (쉬운 일이 아니었음. 거의 중노동ㅎㅎ ) 

그런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아이는 글 쓰는 것을 참 좋아하고 즐기는 것 같다. 

책이라는 결과물을 아이가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배우는 부분이 참 많아요.

딸에게 소설 쓰는 방법을 배웠지만 어떤 글도 딸이 가르쳐 준 대로라면 좀 쉽게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책을 읽고 왔다. 

첫째는 도서관 가는데 가방에 한가득 챙겨서 여행 간다고 하며 나갔다. 

결국 가지고 간 숙제거리와 공부할 부분은 다 하고 좋아하는 영어원서 두 권 찾았다며 춤을 추면서 돌아왔다. 

그렇게도 좋은지...(첫째의 소망이라면 영어원서로 가득 찬 서점에 가서 원 없이 책 읽고 사는 거라고 말한다. 외국에 가면 소망은 이루어지겠지)


아이들이 읽는 책들은 내가 검열을 한다. 

권장 연령이나 너무 잔인한 부분은 없는지를 체크한 후 읽도록 한다. 

대부분 12세, 13세 이하가 읽는 책이지만 원서는 우리나라 정서와는 많이 달라서 정서적으로 별로 좋지않을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둘째와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다양한 상상을 하는 과정이 참 즐거웠다.

공부는 언제 하냐고요? 

우리 애들 공부보다 책을 더 많이 읽고 나는 가능하면 아이들을 놔둔다.

공부는 내적 동기가 생기면 알아서 할 거라고 믿는다. 

학원 보내서 잘하는 아이도 있지만, 이렇게 자유로운 영혼들도 있어야 세상도 다양성이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다 똑같은 공부를 하고 다 같은 곳만 바라보며 사는 삶이 반드시 아이들에게 좋을지 나쁠지를 내가 판단하는게 옳은지는 모르겠다.

아이들이 살아야 할 세상이니 나는 아이들이 원하는 삶에 집중하도록 돕고 격려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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