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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xou Feb 16. 2017

출근 버스에서 만난 필리핀?아저씨

끄적끄적 그리스 - 일상

나는 게으름이 정말 심하다.

나가야 할 시간이 3시라면 2시 40분에 일어나서 준비한다. 아니면 그냥 50분에 일어나고 택시를 탄다.

부지런한 룸메이트 덕분에 나도 부랴부랴 매일 비슷한 시간에 출근을 한다.


우리 동네는 동남아시아 계열의 아시안이 많이 사는 동네인데, 며칠 전부터 털모자를 쓴 한 동양인 아저씨랑 자꾸 마주쳤다. 항상 만원 버스이다보거리가 가깝기도 해서 그냥 눈인사를 계속하게 됐다.


며칠 동안 계속 눈인사만 하다가 오늘 갑자기 인사를 해 왔다.

- Καλημέρα, 그리스어 해?

- 응응

그런데 영어로 계속 말했다.

중국인일 거라고 생각했댔나?

- 아니 우리 한국인인데...

그랬더니

- 谢谢.

- 아니 그거 아니야....

- 그래?

- 허허허허허허

이제 중국인이 소리 이런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익숙해졌다.


그러면서 필리핀이랑 한국 가깝다고 주저리주저리 얘기를 시작했다. 역시 필리핀인이구나. 그렇겠지? 그런데 얼굴선이 조금 더 부드러웠다. 아니나 다를까 아빠가 중국인이라고 한다. 뭐 어디서 일하는지 얘기도 하고, 은수 사원증 보고 이름 발음해보더니 못한다. 왜 같은 동양인인데 은 발음을 못하는 거지? 은 은 으으으으 은 은


그러더니 갑자기 우리는 동양인이라고, 눈 작다고.

읭? 이거 인종차별은 인종차별인데.... 뭐지 이런 신선한 자학은...? 그래도 같은 아시안한테 들었다고 덜 기분 나쁘다 참나


무튼 goodbye가 한국어로 뭐냐고 물어보길래 안녕이라고 얘기해줬는데 얼마 안 있다가 안녕~! 하면서 내렸다

내일 만나면 같이 셀카나 찍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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