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지의 <평일도 인생이니까>
직장인에게 일요일 밤은 무슨 의미일까요? 이틀만 쉬었을 뿐인데 월요일에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있기 마련이죠.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때문에 일요일 밤에는 몸을 휴식모드에서 일 모드로 바꿔가는 마음의 준비 같은 것을 하곤 합니다. (월요일에 조금이라도 덜 힘들겠다는 몸부림 같은 것이랄까요..)
저는 일요일 밤 '의식' 중 하나로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곤 합니다. 일요일 밤의 헬스장에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혼자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거든요. 집에 오는 길에 제로콜라까지 사오면 조금이나마 출근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안정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머리맡에 두고 2-3장 만이라도 읽어주면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어요.
저는 이 책을 밀리의 서재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다만 저는 책을 자주 읽는 시기에만 밀리의 서재를 결제하는 성향(?)이 있어 원할 때마다 읽지를 못했어요. 그래서 중고서점에서 종이책을 구매해버렸다죠!
사실 저는 책을 읽을 때 에세이류만 읽으려는 책 편식 경향이 있어서 올해에는 의식적으로 에세이 책들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왔는데요, 이 책은 왠지 모르게 손이 갔어요. 그 이유인들 지은이가 제가 한 때 자주 봤던 대학내일의 김신지 에디터님이었던 것! 대학생 시절 신지 에디터님의 글을 페이스북에 많이 공유하곤 했었는데 역시나 눈길이 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나 봅니다.
'평일도 인생이니까'에서는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은 욕심이지, 좋아하는 일 자체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정말 정말 공감이 많이 갔던 부분이에요. 뭐든 잘 하고 싶은 욕심은 우리에게 비범한 결과를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되려 숨이 짧아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가 월요일이 두려운 이유도, 주말만 기다리는 이유도 결국 다 잘하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된 부담감 때문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70점 짜리 재능은 자라지 않고 별다른 것이 되지도 못했다. 그럴 때 이런 질문은 자연스럽다. 그 모든 걸 알면서도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지치지 않고 해 나갈 수 있을까?
김신지, <평일도 인생이니까> 중
'되다'와 '하다'를 혼동하지 않으면 70점은 문제가 되지 않는 거였다. 그러니 좋아하는 일 앞에서 우리가 물어야 하는 건 성공 여부가 아닐지 모른다. 되고 싶어서인가, 아니면 하고 싶어서인가 하는 것.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은 되려는 욕심이지, 좋아하는 일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신지, <평일도 인생이니까> 중
저도 사회에 발을 들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월요일과 화요일에 힘을 빼지 말자는 것이었어요. 한 주의 초에 무리해서 일을 하다보면 성취감도 잠시 뿐, 목요일 쯤부터 지치기 시작해서 금요일엔 녹다운이 되어버리더라구요. 우리가 하는 일이라는 것도 길게 봤을 때 비슷한 것 같아요.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일찍부터 힘을 빼면 분명히 빨리 번아웃이 오기 마련이죠. 회사에서는 나에게 120%의 결과를 원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조금 더 오래하기 위해서는 내 안에서 '열심히'의 기준을 정해놓고 강약조절을 하는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하는 것과 모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다르거든요.
이 책,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월요일이 두려운 프로직장러들
✔️번아웃이 온 일개미들
✔️꿈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허우적대는 사람들
쓰다보니 월요일이 되었네요. 월요일은 누구에게나 힘들지만 이번 주는 조금이나마 가벼운 한 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 저는 이번 주 금요일 연차에요! (자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