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끝은 어디일까
"잘 자는 것도 축복이다 정말."
요즘 입버릇처럼 내뱉는 말이다.
잠에 들기 전, 불안과 걱정이 물 밀듯이 밀려온다. 미래에 대한 불안, 걱정에서부터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나는 지금 뭘 해야 하는지 현재에 대한 방황까지.
나에게 잠자는 시간은 행복한 순간이라기보다 괴로운 순간이다. 잠에 들기 위해 애쓰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침대에 몇 시간이고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은 일상이며, 그 모든 시간을 자기 위해 쓴다. 그만큼 내가 하루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렇지도 않다. 최선을 다하여 소진된 순간에도 침대에 눕는 순간 온갖 불안과 걱정이 떠오른다. 한 번 떠오른 감정은 뭉게뭉게 피어나 내 밤을 지배한다. 그것은 마치 밤하늘 같다. 나는 그 속에서 빛을 내는 조그만 별이다. 내가 아무리 빛나려고 애써도, 결국엔 밤하늘 면적의 손톱 떼만큼 밖에 빛나지 못하는 별.
낮이면 어두컴컴한 밤은 사라지지만, 밤은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밤이 찾아오면 제 스스로 빛을 내려고 다시 애쓰지만 쉽지 않다. 혼자서는 아무래도 힘든 것 같다. 주변에 같이 빛을 내주는 별이 있을 때야 비로소 어둠이 약해지는 것 같다.
불안은 내게 그런 존재다. 혼자 힘으로는 아무리 애써도 희미해지지 않는 것. 언젠가는 나도 눈부신 별이 되어서, 혼자서도 이 밤을 이겨내고 싶다. 밤이 와도 두렵지 않은 이들이 부럽다. 나 또한 밤을 즐기며 빛을 내고 싶다. 밤이 두려운 순간이 아닌, 행복한 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