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사

2024년 12월 31일 (화)

by 이선하

강습 내내 발차기에 대한 집중 코칭이 이어지는데, 유독 내 후발 주자가 번번이 나를 추월했다. 심지어 강사가 그녀더러 가장 잘한다고 칭찬하자, 실망을 넘어 박탈감마저 들었다.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영이 아니다"라던, 언젠가 첫 번째 강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당시엔 지당하다고 여겼는데 이제 보니 아니었나 보다. 강습 전후로 10분씩, 또 자유수영마다 두 시간씩 연습하는 나의 노력은 그저 허사에 불과한 것만 같았다.


강습이 끝난 뒤에도 여느 때처럼 연습하는 내게 열심히 한다며 멋지다고 칭찬이, 비꼬는 소리로 들리는 스스로가 그렇게 아니꼬울 수 없다. 어쩜 이렇게나 뒤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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