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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som Feb 10. 2019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타인과 나와의 간격

좋은 사람이란 무엇일까? 나는 사람을 만날때 진심을 다 한다고 생각했다. 친구 앞에서든, 직장동료 앞에서든, 가족들 앞에서든. 그래서 생각한 결론은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내가 좋은 사람이면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주어야 맞다. 그래야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호감을 보이는 사람도 있고, 죽도록 나를 미워하는 사람도, 한심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 사람은 이런것 같아. 진짜 짜증이 나.”


나는 사람을 만날때 진심으로 대한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비판도 진심으로 격렬하게 한다. 좋게 포장된 말로 비판이지만 그저 뒷담화다. 남의 욕. 누군가와 있으면 그 사람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동화되지만 발견된 불쾌감이나 단점은 숨겨두었다가 또 다른 사람을 만나면 제3자의 이야기로써 화자한다. 바로 앞과 뒤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앞에서는 좋은척, 그의 전적인 편인척 했어도 싫은소리 대신에 수긍을 한뒤 다른사람에게 이야기 하곤 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직장상사에 대한 욕이고 내 모든 욕의 80% 이상이 상사욕이다. 상사란, 권위가 있는 사람이고 부당한 권위에 대응하지 못하는 나는 순응하는 척, 아니 시키는대로 하다 폭발해서 결국은 타인에게 욕을 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아마 모든 직장인들이 대부분 그러하겠지만 불평불만에 가득한 내모습, 끊임없이 욕을 해대는 내 모습을 보고나니 역시 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 좋은 사람은 앞과 뒤가 똑같아야 한다. 독립운동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배신하지 않고, 일본놈들에게 굴욕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 그것을 ‘심지’라고 말해도 될텐데 나의 심지는 아주 작은, 케이크 위에 꽂는 짧은 그것과도 비교되지 않을만큼 짧고 단단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언제쯤 좋은 내가 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영원히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마흔이 된 오늘날, 잠시 나를 되돌아보니 그런 내 모습이 작게만 느껴졌다. 작아지고 있다는 기분. 꺾어지는 기분같은거 이제 좀 덜 느끼고 싶어서 조금, 아주 조금, 좋은 사람이 되어보려고 한다. 나에게 불쾌감을 주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적당한 표현을 하기로. 대신 나는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남의 말에, 과거의 기억에 얽매이지 않는 조금 단단한, 심지가 되려고 한다. 타버리고 났을 때 촛농의 모습은 좀 더 높이 쌓이겠지 그런 내가 되기를 오늘 바란다. 간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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