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e)ve

잔상

by 민창





하루의 끝에 흐르는 서러움.

간신히 감은 두 눈은 떠지고 스스로 다짐한다.


‘슬퍼도 움직여야 해’


부담감이라는 심해 속에 허우적대는 나를 끄집어 올리며 이야기한다.


‘제발 무서워하지 말고 죽어줘. 치열하고, 무서운 세상 속에서 흔들려도 괜찮아. 그냥 너대로 있어도 괜찮으니 불안해하는 너는 죽어줘.'


나를 뛰넘는 높이의 파도가 덮쳐온다면 그대로 잠수해, 헤엄치자. 부담감이 네 발을 잡는다고 해도 멈추면 안 돼.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빛을 잃지 않은 별이 많지 않고, 읽히지 않은 너무 많은 책들이 읽히는 그날을 기대하는 책장과 닮았어.


다시 빛나는 그날을 꿈꾸며

내 이야기가 궁금한 세상이 오길 기대하며

내 모습을 잃지 않고 죽어야 해.

그렇기에 여기서 멈추지 말아야 해.

죽음이 무섭다는 이유로 멈추면 안 돼.


내 모습대로 파도에 뛰어들자.

그렇게 죽어가자.




제주도, 10월 202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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