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상
그대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너무 부담스럽지 않고, 괜찮으시다면 제가 '꽃'이라고 불러도 괜찮을까요
그대의 아름다움이 나를 지배하고, 진한 향기가 나를 매료시키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그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기에 더욱 소중한 그대는 피었다 시들어 버리는 꽃과 비슷해요. 잠깐 아름다움을 가지고 나에게 왔다가 가버리는 그대에게 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피어오른 아름다움에 웃고, 그대 시들어 찾아온 이별에 울고. 울다가 웃고, 울다가 웃는 내 모습.
참, 정신 나간 사람 같죠.
그렇게 보여도 괜찮아요 그대가 오랫동안 내 옆에 있어준다면.
진한 향기는 이미 바람 타고 사라졌고 시들어 버린 꽃은 땅에 떨어져 흙으로 돌아갔죠.
단 하나의 흔적도 남지 않았는데, 그대는 정말 내 옆에 존재하긴 했었나요.
자국도 남지 않은 상처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대는
꽃이 아닌 거짓과 닮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