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상
우리 딸, 우리 아들
순간순간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참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느껴지지.
그래도 너무 슬퍼하지는 말아 줘. 너라는 존재가 나에게는 얼마나 귀한지 모른단다.
세상살이 걱정되고 무서워도 너와 함께 걷는 모든 계절이 나에게는 힘이란다.
그렇기에 스스로 보기에는 값없어 보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얼마나 위로이자, 사랑이겠니.
그러니 아들아, 딸아
내가 너를 믿는 것처럼 너도 너를 믿어줄 수 있겠니.
느리고 더딘 듯해도 무서워하지 말고 기다리고 믿어줄 수 있겠니.
네가 스스로 선택한 그 길은 너만이 선택한 길이 아니란다.
처음이기에, 익숙하지 않기에 당연하니 슬퍼하지 말고.
네가 그 길을 걷기로 선택한 마음을 절대로 헛되지 않게 할 테니 나랑 같이 걷자.
앞이 보이지 않아서, 이해가 되지 않아서 흘렸던 눈물은 다 헛된 게 아니란다.
답답해서 힘들었을 텐데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꾸려나가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지금처럼만 잘 걸어보자 분명, 지금보다 더 험난한 길이 많을 거야.
그 길을 가기 전에 네게 부탁이 있는데, 길을 걷다 너처럼 슬퍼하는 사람을 마주한다면 위로해 주렴. 이해되지 않는 현실을 마주한 사람을 마주한다면 이해되지 않아도 그래도 함께 살아보자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렴. 그렇게 위로하고 힘들 때는 꼭 나를 찾아주렴.
내가 함께 걷고 있을 테니 그렇게 함께 살아보자.
"그의 왕권은 점점 더 커지고 나라의 평화도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가 다윗의 보좌와 왕국 위에 앉아서, 이제부터 영원히, 공평과 정의로 그 나라를 굳게 세울 것이다. 만군의 주님의 열심이 이것을 반드시 이루실 것이다." - 이사야 9장 7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