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슬픔과 화해하기
말을 잃은 물결의 심장,
빛이 닿지 않는 저 아래
고요라는 단어마저도 죽어버린 공간.
침묵의 결을 따라
빛은 연해지고, 어둠은 짙어지며
어둠은 슬픔의 무게를 키워
가라앉는 속도를 키운다
끝없는 낙하
바닥을 정해놓지 않고 시작한 추락
투명하게 흐려진 마음들이
가라앉으며 마주하는 물살에 풀어지고
한때 선명했던 얼굴마저
부유하는 잔상으로 흐릿해질 때,
비로소 알게 됐다
이곳이 나의 가장 깊은 곳이구나
그 공간 밑바닥에서
보이지 않는 얼굴을 더듬는다.
올라간 입꼬리
아, 나는 지금 웃고 있구나
덜 깜빡이는 눈
아, 나는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구나
눈으로 보이는 내 얼굴을 잃어버렸더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언제 어떨 때 어떻게
웃고 울고 그랬을까
나는 언제 슬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