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슬픔과 화해하기
차갑게 웃음이 얼어서
입꼬리가 내려가지 못하고
배려는 옆 존재를 배려하는 것만 할 줄 알고
나는 배려 옆에서 어른이 되었다는 착각에 빠졌다
봄이길 바라는 내 착각
붉은 피를 하얀 눈바닥에 떨구는 산수유
산수유는 추운 고통을 견디지만
내게는 그것도 따뜻한 미소로 보여서
차가워도 그곳에 함께 있고 싶었다
그제야
아, 웃음은 내가 모르는 어느 곳에 가서
돌아오지 않는구나
녹아내린 입꼬리는 녹아버려서 슬픔이 되었다
열매 피는 미소가 위로가 되었고
계절의 배려를 떨어트리는 고통이 눈물을 불렀다
쓸모없어진 얼어붙은 입꼬리는
잘게 부숴 눈물을 모아두는 바구니로 만들어야지
눈물이 고통에 닿으면 분명 얼어버릴 테니
눈물이 고통에 닿을 때 녹는 계절이 오기 전 까진
소중하게 보관해야지
설국(雪國) 속 눈물은 사랑도 얼어버리게 만드니까
눈물이 나에게 화기(火器)가 되어줄
그 계절을 기다리자
그때까지 사랑아,
뜨거운 울음으로 나에게 찾아와 주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나에게 와주렴
차가운 눈밭 아래에는 설국을 녹일 계절이 오길 기다리는 씨앗과 그 씨앗을 품은 흙이 살고 있다
그들의 눈물은 소리가 있지 않아
산수유의 붉은 피가 노란 위로로 찾아올 것임을 알기에 울어도 소리가 있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