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꼴값에 대한 단상>

값을 치르고도 남을 진심에 대하여..

by 비고란


'꼴값'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꼴값 : “분수에 넘치거나 어울리지 않는 언행을 비웃을 때 쓰는 말.”


‘꼴’은 모양이고, ‘값’은 값어치다. 직접적 의미는 그냥 '모양의 값'이다.

결국, 네 꼴이 그럴 값어치는 없다는 조롱거리로 변모한게 사실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꼴값을 한다는 건,

값을 치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단 말이지.

그러나 비판과 악플, 삿대질이 일반화 된 요즘 사회의 현대인들에게

비웃음이라는 사회적 통행료를 내면서도

서슴치 않은, 자기 표현을 꺼낸 용자들에게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돌을 던진다.



내가 본 어떤 노숙자는
지하철 유명브랜드의 쇼케이스 앞에서
머리에 하얀 수건을 쓴 체, 혼자 광란의 막춤을 췄다.
사람들은 혀를 찼고, 고개를 저었고, 중얼거리며, 깔깔대며 영상을 찍어댔다.

“꼴값 하고 있네.”


하지만 그 사람은,
세상 누구보다 리듬에 충실했다.

꼴값이란, 자기 삶을 잠깐이라도 비워서 내면의 박수갈채에 춤을 추는 용기다.

그 값은 분명 존재한다. 비웃음으로 깎여 나가기 전에, 존재의 진심으로 말이다.


나는 가끔

내 글이 ‘꼴값’이라는 평을 듣길 바란다.


그만큼 진심을 흔들어대고 있다는 증거니까.
나는 가끔 누군가가 나를 보고
“이 친구 꼴값 좀 하네” "어디서 좀 놀아봤네" 하며 말해주길 바란다.

그게, 내가 값을 감당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꼴’값은 모욕이 아니라,
누군가가 자기답게 살아낸 ‘꼴’의 기록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그 꼴값, 나 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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