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심은 왜 늘 지랄처럼 보이는가
○ 본심은 왜 늘 지랄처럼 보이는가
지랄 (癲癎) [명사]
1. 간질병의 속된 말.
2. (속되게) 쓸데없는 짓을 함. 또는 그런 언행.
→ 참고: 표준국어대사전
2. 어원 및 한자
한자어: 癲癎 (전간)
→ 癲(미칠 전) + 癎(간질 간)
→ 원래 **의학적 질병명(간질)**을 속되게 부르던 말이 일상어로 굳어짐.
어원이 명확한 질병 비하 표현이었기 때문에
현재도 공식 방송/출판 등에서는 사용 자제되는 단어임.
지랄은 아무리 포장하려 해도 포장하기 힘든 언어의 패잔병이다.?
감정의 화약고에서 태어났으나,
문명의 배달 트럭엔 실리지 못한 건 사실이다.
그래서 이 말은
말이 아니라 울분의 소리로만 쓰이며,
지랄은 사회적으로 기록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연 지랄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가장 쉽게 무시하고, 가장 빨리 외면하는 감정의 폭발음이랄까
지랄은 약자에게 던지는 언어로 비추어지지만
본질을 꿰뚫어 보면, 지랄은 약자들의 언어다.
감정 표현의 통제권이 없는 이들이 쓰는, 유일한 발화점 이기도 한 부분이다.
사회는 지랄을 삭제하고, 논리만을 보존하려 든다
그러므로 지랄을 이해하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목격자이자, 구원자다.
예를 들자
퇴근 후 주인을 오랜 시간 못 본 반려견이 자기 꼬리를 물고 뱅뱅 돌며,
침을 흘리고 혓바닥을 깨물며, 주인 붙잡고 울부짖듯 짓는다.
"아이고 아이구~ 아주 지랄 발광을 떤다"
이때의 지랄은 간질환자의 발작을 묘사하는 표현이지만, 간질환자를 폄하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뜻일까?
아마도 한국인의 전매특허인 욕설 칭찬의 일환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지랄이란 표현을 글자로 보기보다, 실제 행위와 상황맥락에서 들여다보아야 할 부분이다.
지랄을 남발하게 되면, 그 선한 고유의 츤데레식 표현일지라도 삭제되기 때문에 가려 쓰고, 골라 쓰기 참이나 힘든 표현이긴 하다.
참 난이도 높은 표현의 지랄. 아무리 이 언어의 패잔병을 심폐호흡 할지라도, 사회라는 글의 전쟁터에서는 삐~처리되는 설움을 피하기 어렵다.
이 언어를 연재하는 상황이 참 지랄 맞은 순간인 것이다.
"아참 지랄 맞네 이거 씨!~#"
욕설의 선진국으로써 지랄은 정어린 배설의 표현일 수 있으나, 가급적이면 글자로 쓰기보다 언어로만 사용하길 바란다.
아니면 나처럼 대놓고 지랄에 대한 단상을 쓴다는 핑계하에 지랄지랄 거리시길 바란다.
결론은 누군가에게 지랄 맞다는 표현의 언어를 듣게 된다면,
이는 그 언어를 쓴 약자의 품격을 대변한다고 생각 하면 되시겠다.
"난 참 지랄도 가지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