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 아닌 관점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사전엔 없는 신종 합성어 이므로
어원 해부 – '관심'과 '종자'
•관심(關心)
關: 문빗장, 걸쇠
心: 마음
→ 본래는 "닫힌 문 안쪽의 마음", 즉 다른 사람의 마음 안에 머물려는 기척
→ 관심은 누군가에게 “마음 안쪽까지 걸어 들어가고 싶은” 감정의 예고편
•종자(種子)
씨앗, 시작점
→ 종자는 생물학적 개념이기도 하지만, 불교에서는 ‘아뢰야식에 남는 업의 흔적’이라는 개념으로도 쓰임
→ 즉, 관심종자란 “관심을 씨앗처럼 뿌리며 존재감을 싹 틔우고자 하는 인간적 본능”의 변이어
•현대의 관종 : 감정의 시장에서 생존하고 번식하려는 방식이랄까?
현대에서 '관종'은 비하의 뉘앙스를 강하게 띄지만,
실은 관심이 결핍된 사회적 구조 속에서" 나 살아있소, 나 여기 있소. 여기 있다니깐!"이라며 ‘존재 확인 요청’으로 진화한 감정언어이다.
SNS, 댓글, 좋아요, 이모지 등은 모두 관종을 유인하고 강화시키는 시스템 이며, 관종은 플랫폼이 양성한 디지털 종교의 신자이자 순례자이기도 하다는 내 의견이다.
하지만, 진짜 관종은 관심을 바라는 게 아니라 “관심이 필요한 존재처럼 보이고 싶은 연기”를 택하는 이들을 관종이라 일컬으면서, 관종이 관종을 나무라는 세태가 지금의 현상이라고 보는데,,
이는 내가 소중하고 깊게 간직하던 띵작, 소울 컴퍼니의 "화나"가 솔로로 랩 하던 "가면무도회"에 적나라하게 까발려져 있다. 가사를 인용하자면 이렇다.
"탐욕스럽게 모든 걸 삼켜쥐려해!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맘껏 우려내! 자연스럽게 거짓감정을 표해 가면무도회~ 모두가 늘~입으로만 웃지
애써 얼굴 가죽 비틀어 만든 티 팍팍 나는 가면, 가식으로 파묻힌 그 심드렁한 눈빛 의심으러 가득 찬 눈빛, 의심으로 가득히 찬 시들어가는 믿음 하나 우린.. 중 간략 생강략"(가사가 더 들어가면 19금이므로)
[출처] FANATIC(2009.02.26): 화나-"가면무도회"일부인용
관종은 관심을 바라는 꿈나무로 전체관람가적 수위로 낮추도록 하겠다.(브런치스토리니까.. 브런치 드시다 체할라)
비고란적 포스트잇을 붙인 정의로 말씀드리고저 한다면
"관종은 감정의 구조를 잃은 연출이다"
"관종은 단지 외로움의 출력 장치가 아니다."라는 게 내 개똥철학식 유추이겠다.
관심의 씨앗을 뿌렸으되, 그것이 타인의 감정을 짓밟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진짜 관종은, 누가 나를 보고 있는가 보다는
내가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모르기 때문에 잠시 방황한 것 때문일지도..
" 관종 아닌 관점에서 관종을 바라보다"
나는 관종이 아니지만 관종일 수도 있다는 전제를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감정이 도달했을 때, 그 감정을 기록하는 자일뿐이겠다.
그래서 나의 관심은 누군가에게 칼이 되지 않도록, 문장을 먼저 가다듬는다. 그러나 꼭 필요하다면 칼이 아닌 메스를 대겠지..
그러니 이 단상은 관종을 비난하는 글이 아니라,
관심을 소진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자들의 ‘감정 사용법’에 대한 나의 고백이다.
"나는 선량한 관종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