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김종연

by 도서관 옆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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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어디에 있어?"


"나 여기에 있어. 언제 돌아온 거야?"


나츠메의 목소리가 들려 창으로 향했다. 문이 아닌 창으로 들어오는 건 익숙하지만, 항상 무미건조한 표정을 짓던 나츠메에게서 저런 굉장한 표정을 보는 건 낯설다.


"또 그 여자애 때문이야?"


"무슨 소리야?"


나츠메가 눈을 한 번 흘긴다.


"무슨 소리긴. 또 그 여자애가 문제냐고. 지금 엄청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거든."


"신경쓰지마. 별거 아냐."


별 거 아니라고 했지만,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외부와는 완벽하게 격리 된 이 학원 앨리스에 한 달전 전학생으로 온 그 여자애는 이질적인 존재다. 분명 얼마 전까지 애들의 괴롭힘을 받던 처지인데, 어느새 반애들과 같이 어울려 놀고 있다. 무엇보다 타인에게 절대 신경쓰지 않는 나츠메조차 점차 그 소녀와 부딪히는 일이 생기고 있다. 신경이 쓰인다. 나츠메와 나 사이에 끼어든 그 소녀의 존재가 점점 일상을 비틀고 있다. 미묘한 불안감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나츠메와 나, 둘 만의 세상에 또 하나는 필요가 없다. 내일이라도,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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