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평림
가을은 산을 온 몸이 벌거지도록, 그토록 뜨겁게 서로 사랑했으면서
한 철 지나자 뒤도 보지 않고 떠난다.
산이 꼭두서니 물로 곱게 단장하고 뒤에서도, 가을은 보지 않는다.
등뼈 곧게 세워 가부좌틀곤 묵언수행이라도 하는 듯 두 눈과 귀를 닫는다.
산을 떠나는 가을은 속살까지 에는 높새바람 냉랭하게 분다.
가을이 떠난 산의 붉은 이마엔 흰 적막 하나 찍힌다.
가끔 기타를 치고 종종 사진을 찍습니다. 매일 산책하고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