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그가 사무실에 앉아 고개를 들었을 때, 창밖으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언제부터 내리고 있던 눈일까? 제법 눈발이 굵은 것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꽤 쌓일 것만 같았다.
- 오늘 같은 날 결혼을 하면 부자가 된다는데.
남자는 옛어른들한테 들은 말을 기억하며 혼자 중얼거렸다. 오늘 결혼식을 간다던 한 사람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눈 오는 날 결혼하면 부자가 될 거란 말은, 그러니까 일종의 위로일 거다. 이런 궂은 날에 누가 밖을 오가고 싶을까. 신랑과 신부는 노심초사 자신의 결혼식에 초대한 사람이 오지 않을까 걱정을 할 것이다. 그 때 어느 한 사람이 눈 오는 날에 결혼하면 하늘에서 내리는 눈만큼 돈을 벌 거라고 덕담 비슷하게 한 마디 한 것이 지금까지 내려온 것이리라. 허나 남자는 오늘 결혼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부러웠다.
- 좋겠네, 이런 날이어도 결혼할 사람이 있고.
남자는 밖에서 흩날리는 눈보라 헤치고 건너 온 사랑 소식에 마음이 동했다. 그는 오늘따라 부쩍 외로움을 느꼈다. 외로움에 꽃이 되고 싶었었다. 자신의 진한 향에 취해 나비가 탐하러 오길 바랐다. 창밖 가지 끝 아직 떨어지지 않은 붉은 꽃을 보고 그는 그런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