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순
봄에 왔던 당신은
내 노란빛이 좋다했어요.
푸른 숲풀 사이 속 반짝이는 빛을 보고
팔랑 가리던 날개짓을 멈추게 되었다고.
비바람 눈바람이 내 치맛자락을 붙잡고
색을 해지게 만들려 할 때도
그리운 당신 생각에 내 몸뚱아리를
대신 짓밟혔어요.
조금 밟히고 다쳐도 괜찮아요.
희고 노란 빛깔만 있다면 당신 다시 볼테니.
헌데.
이제 여름인데, 벌써 여름인데.
왜 당신은 다시 보이지 않나요?
이젠 나도 지쳤는지
온 몸이 하얗게 멍들었네요.
저기 지나가는 꼬마 아이들한테
부탁해봐요.
후, 하고 불어줄래요?
당신께로 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