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한옥
"언니! 집에 오면 현관 정리해야지!"
동생이 언니를 향해 소리쳤지만
정작 언니는 힐끗 쳐다보고선 아무 말없이
문을 '꽝' 닫곤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정말! 어지르는 사람, 치우는 사람 따로 있나."
동생은 입속에서 말들을 굴리며 작게 궁시렁거렸는데
방문이 다시 열리고 고개만 살짝 내민 언니가 말했다.
"너 요즘 수상해."
"뭐가?"
"지난주 토요일. 무슨 일로 외박한거야? 엄빠한테 말해?"
자매는 서로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무언가가 있다.
부모님은 '교감'이라고 하지만 언니는 '직감'이라고 말하고,
동생은 '쓸데없는 눈치'라고 말하는 그 무언가가 둘 사이에 작용하였다.
"언니님, 전 항상 치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답니다."
동생은 재빨리 현관으로 가 언니가 도착하며 어지러놓은 신발들을 정리했다.
제비꽃잎처럼 보라색과 노란색이 어울려진 언니의 구두.
오늘처럼 회사에 갈 때 주로 신는 업무용이다.
빼뿌쟁이 푸른 물 맨 것 같은 레인부츠.
여름철엔 하도 신어서 한 몸 같은 신발이다.
그리고,
동생은 진달래 꽃처럼 예쁜 신발에 손이 갔다.
모든 옷에 알맞은 계절과 장소가 있는 것처럼
신발 역시 주인공이 되는 무대가 있는 법이다.
이번 주말엔 이 신발을 신고 나가야지.
이름에 꽃이 있는 소녀의 마음이 들떴다.
종이배 보다도 가벼워진 마음은
어느새 달까지 꿈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