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미상
그 친구 나랑 참 안 맞는 것 같아.
즐겁고 유쾌해 보이지만 어딘가 좀 단순한 걸.
알아, 그런 걸 좋게 보는 사람도 있다는 걸.
하지만 얘, 너도 알다시피 나 까탈스럽고 예민하고 섬세해.
그 사람의 무던한 성격에 내가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뭐? 네가 무슨 철학가니, 뭘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을 하래.
우리가 무슨 이십대 초반의 어린 애들이니?
슬프지만 우리 나이 먹었어. 그 동안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오늘만 해도 그 사람이랑 한 거 나쁘진 않았어.
하지만 새로운 것 하나 없었어.
이건 동아리에서 만난 오빠랑 했던 거
저건 그 오빠랑 헤어지고 만났던 동기애랑 했던 거
또 그건 잠깐 썸탔던 친구랑 했던 거
이제는 뭘 한다해도 놀랍지 않고 익숙해.
심지어 감정까지도 말이야. 그 사람의 행동, 말투에서
내가 반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두근거림보다 먼저 들어.
그런데 내가 이 남자를 계속 만나야 하는 이유가 뭐야?
뭐? 일단 만나보고 말하라고. 벌써 이번이 세 번째 만남이야. 그래도 내가 성급한 거니?
난 뉴턴의 사과처럼 내 마음이 그 사람한테 막 끌려가는 사랑을 하고 싶어.
있잖아. 왜. 첫사랑처럼 말이야.
근데 오늘 만난 그 사람한테 아직 그런 쿵!쿵! 거림이 느껴지지 않는 걸.
그래도 조금 더 기대를 해도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