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함을 이벤트로 만드는 힘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들 다섯 명과 2021년 여행을 가기로 했다. 워낙에는 마흔 살 기념 여행이었으나, 필자가 출산을 하는 바람에 42살 여행이 되어 버렸다. 7년 정도 매월 일정액의 저축을 했으니 그 금액이 꽤 많이 모였고 오랜만에 다섯 명이 모두 모여 가는 여행이라 모두 기대가 크다.
아직 1년이나 남은 상황인데, 이미 나는 노션에 파트를 만들어 계획을 작성하고 있다. 물론 아직 사전 조사 정도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작성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지금부터 하는 이유는 이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큰 까닭일 것이다.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너무나 평온한 삶에 무료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다이내믹한 이벤트가 있으면 참 재미있겠지만 우리가 사는 인생이 항상 그런 다이내믹한 이벤트로 꽉꽉 들이찬다면 그것도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닐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평온한 일상에 뭔가 재밌는 이벤트가 생기기를 바랄 때가 많다.
생각을 전환하여 평온하게만 보낼 수 있는 일상을 하나의 작은 이벤트로 만드는 것이 이와 같은 여행 계획이다. 무료할 수 있는 일상에서 앞으로 펼쳐질 재밌는 경험인 여행에 대한 계획을 세우다 보면 여행을 가기 전에 이미 이벤트를 즐기는 기분이 들어 좋다. 그래서 항상 여행을 가기 전 정말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면서 스스로의 기대감을 한껏 고취시킨다.
이 방법 외에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는 여행을 좀 더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들도 사용해본다. 지난번 이 친구들과 오사카를 다녀왔을 때 우리는 다녀온 사진을 가지고 달력을 만들었다. 전문가에, 모델이 멋지게 찍은 사진은 아니나 서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은 시간들을 공유하고 기억할 수 있는 소재이기에 일상을 이벤트로 만들어주는 힘이 되었다.
다가올 여행 역시 이런 형태의 소소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냥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하는 여행도 참 재미있겠지만 그런 와중에도 뭔가 우리만의 여행을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해보자한다. 예를 들어 달력과 같은 기념품을 만든다거나 폐쇄형 웹사이트를 만든다거나...
그냥 흔한 여행일 수 있는 여행도 작은 이벤트 하나를 부여하면 그때는 그냥 흔한 여행이 아닌 우리만의 여행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여행뿐 아니라 일상 자체가 어찌 보면 그냥 지루한 일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순간순간을 의미를 부여하고 좀 더 재밌게 보낼 수 있는 요소들을 넣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된다면 꼭 큰 목표를 이뤄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행복한 삶을 살아내지지 않을까 한다.
가장 중요한 이벤트의 성립 요소는 물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