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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생각한 아침.
by
다정한햇살
Mar 24. 2022
나는 비장의 혹이 있다.
혹은 무려 7cm의 크기다.
1년 반 전 건강검진 때 우연히 발견했다.
당시 교수님은 6개월 뒤,
혹 크기가 더 커지지 않는다면,
1년 뒤 다시 추적 검사를 하자고 했다.
오늘이 추적 검사 결과를 듣는 날이다.
어젯밤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어떤
일이 생기면, 최악까지 생각한다.
다양한 결과의 미래를 상상한다.
- 여보. 만약 내가 한 달만 살 수 있다면 어떡하지.
- 그럴 일 없어.
- 그래도. 만약에.
- 그런 만약을 꼭
생각해야 해?
- 사람 일은 모르지.
- 만약 그렇다면 한 달 육아 휴직하고,
당신과 함께 시간을 보낼래.
한 달만 살 수 있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일단, 아이들이 성인으로 자랄 때까지 엄마의 편지와 영상을 매년 받도록 준비할 거 같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겠지.
이 두 가지만 제대로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일찍 죽는다 생각했을 때 가장 아쉬운 점은
아이들이 크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
남편이 인생에 힘든 시기를 보낼 때 곁에 있지 못하는 것.
이런 생각을 하니,
내 인생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된다.
삶이 당연하게 주어지는 거 같은데,
죽음을 생각하니 당연한 게 하나도 없다.
몸의 혹이 1년에 한 번은
죽음을 가깝게 생각하게 한다.
곁에 있는 사람에게 소중히,
더 마음을 표현하면서.
그렇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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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기대어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일상, 그림책, 내면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하는 다정한 할머니가 되는 것이 삶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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