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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더언니 Apr 07. 2018

사랑에 대하여 3

자기 중심은 사랑이 아니다

#

사람들은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좋아하는 감정을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하루종일 그를 생각하고

계속 그가 보고싶으면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상대에게 즐거움이 되든 고통이 되든 

내가 좋은 감정을 느낀다면 그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좋은 감정이기는 하지만 

사랑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이란 자기 중심적인 것이 아닙니다. 

사랑이란 희생이며 헌신입니다.


사랑은 자기의 유익보다 

상대방의 행복과 기쁨을 구하는 것이며 

진정한 사랑은 

영혼이 성장한 수준만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원>



#

대부분의 부모 자식, 부부 혹은 연인 관계에 있어서, 50:50으로 사랑을 주고 받는 경우는 참으로 드물다.


사랑은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기 마련인데, 부모의 끊임없이 '주는' 사랑을 자식은 황송스러워 하며 받는 경우가 거의 없듯이 말이다.



그러나 부모의 사랑에서,

그리고 연인의 사랑에서.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받는 모든 것들에 대해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사람들은 자기 중심적으로 상대방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부모는 '사랑'이라는 이유로, 자식이 문과가 아닌 이과에 무조건 입학하여 좋은 회사에 취직하길 바라며..


연인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구속하고 더 많은 집착을 한다. 이 것이 심해지면 스토커가 되는데, 그들은 '사랑하기 때문' 에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다.(지금 이 글을 보고 해당되시는 분...마음에 찔리길 간절히 바랍니다...)


또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여자가 목을 매달고 집착하기 시작하면, 남자는 결국 지치게되어 거미줄에 걸린 작은 벌레같이 결국 거미에게 모든 것을 빨려 빈 껍데기만 남겨지고, 작은 바람에도 너덜너덜 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

'내가 널 사랑하니 너는 다른데를 가면 안돼.'

라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Love is putting someone else's needs before yours.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겨울왕국의 명대사.


사랑은 철저한 존중이다.


상대방의 선택이 비록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더라도, 그의 행복을 진정으로 먼저 생각해주는 것이다.


나에게는 아주 몹쓸,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바로, 나쁜 남자에게 끌린다는 것.



16살 나의 첫사랑은 교회오빠가 아니라 무려 교회 선생님이었는데, 지금은 뭐 그닥 이슈되지 않을 껌같은 숫자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그 때의 8살 차이란 어마무시한 차이여ㅆ... 


가만.... 24살이 16살한테 뭔 짓을 한거지.

아놔 지금 생각해봐도 어이가 없네 이 ㅂㅅㅅㄲ



아무튼, 그 놈. 


차마 주변 시선 때문에 몰래 사귀었는데,


나는 어느 날, '그 선생님 여자친구 있던데.' 라는 소식을 친구에게 듣고는 '억장이 무너진다' 라는 표현을 난생 처음 알게되었던 것 같다.

그 여자친구가 또 다른 나의 친구였다라는 것이 포인트. 심지어 한 명이 아니었다라는 것이 포인트 하하하하하하



지금은 감히 그 놈은 천하의 병신 멍멍 새끼라고 시원하게 쌍욕을 하며 말할 수 있지만,


그 때 그 당시, 나의 어린 그 마음에는....



그 사람의 '일부분이 되는 것만 이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정신이 아니었다.


그래, 그렇게 사랑은 제 정신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뒤에도 참으로 많은 멍멍ㅅㄲ가 나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갔으며, 정말 '이 사람'만큼은 나의 인생을 다해 사랑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는 또... 


다른 여자에게 가버렸다 하하하하


나는 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울면서 보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행복하다면 그거면 된거야. 하는 마음으로 보냈다.

혹시나 술먹고 꼬장부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의 전화번호도, 어떤 연락처도 다 지웠다.


어떠한 부담을 주기도 싫어서다.


내가 죽도록 사랑해도.


나의 존재가 그의 행복을 방해한다면...

울면서도 그 것을 존중해주는 것이다.




#

아픈 사랑을 여러 번 하며, 비록 '너덜너덜'해지긴 했지만, 나는 그렇게 찢기는 사랑을 통하여 존중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방에게 좋은 것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점점 배우게 되었다.


인격이 어린 사람의 사랑은 '내가' 외롭기 때문에. '내가' 당장 이 사람이 없으면 견딜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주고 싶은 것을 주고 싶음에 의해서, 나의 필요에 의해서 그 사람을 필요로 하지만,


성숙한 사람은 사랑하기 때문에 그가 필요한 것이다. 상대방의 취향을 먼저 존중해주는 것이다. 그 것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거나, 질서에 어긋난다면 조용하게 뒤로 물러나 그의 행복을 위해 중보하는 것이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사랑받을 때 물론 기쁘지만, 사랑할 때 더 기쁘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는 어느 샤머니즘이나 불교 혹은 기독교도 아니다. 


'내가 사랑받으면 행복할거야.' 

바꿔말하면, '내 소원을 이루면 행복할거야.' 라는 뿌리깊은 믿음이다.


사랑은 따뜻한 온기인데, 외부에서 자꾸 열을 받게되면, 나는 열을 생산할 필요가 없어지고, 열을 생산하지 않아 점점 차가워지게 된다. 내가 사랑의 발전소가 되지 않고, 사랑의 종점이 된다는 것. 


칭찬을 당연하게 알고, 나는 이 대접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은, 소위 된장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내가 누리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여 사치를 하지만, 결국은 더 큰 공허함을 가져다줄 뿐이다.


사랑을 받으면 기쁘다. 내 소원을 이루면 기쁘다. 그렇지만 그 기쁨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점점 마음이 블랙홀처럼 변하여 상대방에게 더 무리한 것을 요구하게 된다. 자기 중심적인 사랑의 피할 수 없는 후유증이다.


어느 다정한 남편을 둔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


남편이 집에 들어오는 문 소리마저도 짜증이 난다고ㅎㅎ


심지어 얼마 전 응팔의 미란씨도 자식이 배고프다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열심히 챙겨주고 싶은데, 남편이 라면 끓여달라고 하면 모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ㅎㅎㅎㅎㅎ




나는,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ㅎㅎㅎㅎㅎ




결국,

정답은,



'사랑하라'이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나 많은 과거의 아픔을 품고도, '사랑받게 해주세요'가 아닌,

'더욱 사랑하게 해주세요..'라고 평생 기도할 것이다.



더욱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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