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창업 또는 서비스 런칭 방식은 보통 사업 계획으로부터 시작한다. 계획대로 모든 것을 준비하고 나서야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 막상 시장에 회사 또는 서비스가 발을 내놓는 순간에는 이미 늦거나 방향이 잘못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제품의 질이 좋다 한들 트렌드에 맞지 않아 사용자가 찾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즉 시장 진입 시기를 놓치게 된다.
대량생산으로 시장이 호황일 때 공급자가 시장에 판매하면 줄을 서고 달려드는 수요자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제품이 커스터마이징 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권리 자체가 고객에게 있다. 특히 IT서비스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 놓기에 무리가 있다. 시장상황의 치열함 뿐 아니라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고객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고객중심으로 생산이 변했다. 이제 주도권은 고객에게 있고 고객이 원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바로 사라진다. 서비스 제공자인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수 백장의 문서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또 검토했고 고객보다는 전문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이제 포커스가 달라져야 한다. 완벽한 계획은 존재하지 않고 우리는 고객을 잘 모른다. 아마존조차 소비자를 정의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개인을 0.1명으로 세분화할 만큼 고객이 처한 다양한 상황과 조건에 따라 원하는 바가 달라진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曰
기존에 수립한 비즈니스 모델이 그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실제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사업계획서, 공급자 중심의 제작, 대량생산 전 제품 구체화 등을 통해 시장에 서비스를 출시했다. 위의 예시처럼 가설 을 기반으로 최소단위 제품 개발과 테스트를 반복해 고객과 만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Lean방법론은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방법론으로 정착했다. 그러나 쏟아지는 방법들 사이에서 이제 신선한 방법론이라는게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검색하면 수 많은 방법론이 등장한다. 서비스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디자인씽킹(Design thinking), 린스타트업(Lean Startup), 폭포수(Waterfall)에서 애자일(Agile)로 변화하는 제작방법, 각종 영감을 일깨울 스프린트(Sprint workshop), 종업원이 일하는 물리적 환경을 재정의 하는 업무환경(Work style)변화, 각종 프로토타이핑 툴(Prototyping tool)의 활용으로 효율성 확보 등. 우리는 수 많은 방법론 중 취사 선택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방법론은 방법일 뿐.
리더가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두가 리더쉽을 가져야한다.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 검증되었거나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된 방법론의 대부분은 작업자의 주도권을 강조한다. 모두가 함께 합의한 공동의 목표로 모두가 향해갈 수 있도록 작업자가 주체적으로 업무를 계획하고 수행한다.
작업자의 고유 기술을 기반으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가 향하는 본질을 위해 일해야 한다. 주체적으로 비전을 세우다 보니 뚜렷하게 달성해야 하는 미션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스프린트와 같이 모두가 평등한 위치에서 함께 서비스를 발굴하고 검증하는 워크샵은 이러한 주도권을 쉽게 갖게하는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빠른 시장 대응을 위해 대부분의 방법론은 최소단위 제품(MVP)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확장하라고 한다. 빠르게 제작하고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을 통해 검증한다. 때에 따라 최소단위제품의 성공과 실패가 명확하게 분류된다. 당연히 좋은 반응을 받지 못할 경우 좌절할 수 있다. 하지만 애자일을 포함한 대부분의 방법론에서 실패는 좋은 신호가 된다. 기존에 워터폴 방식이었다면 시장에 최종적으로 내놓기 바로 전에 시제품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에 따라 실패가 가져다 주는 규모의 피해는 비교할 바가 못된다.
또한 협업을 강조하는 대부분의 방법론은 개인의 역량을 탓하지 않는다. 다양한 디자인씽킹이나 린방법은 개인의 역량에 따라 품질이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하는 방어책이 되기도 한다. 반복적으로 실패를 경험하고 선행적으로 오류를 감소시켜 좋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그러니 우리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방어보다는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찬 뷰를 갖는 것이 낫겠다.
이러한 방법론을 대할 때 가장 중요한 키워드와 베이스가 되는 말은 협업이다. 협업 만을 위한 캔버스와 툴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어려운 것이 협업이다. 무엇을 같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다. 예를들어, 나는 퍼블리셔인데 왜 디자인작업에 관여하는가?라고 생각하고 참여하면 답이 없다. 자신이 가진 테크닉의 고유함을 나눠서 하라는 것이 아니다.
서비스가 가져야 할 본질에 따라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해야한다. 자신이 가진 노하우와 테크닉을 기반으로 조언,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물론 편견 없는 시선으로 참여자의 자유로운 발언을 허용해야 한다. 또한 협업의 투명성을 위해 누구나 무엇을 하는지 함께 스크럼한다. 자유와 투명함이 좋은 협업을 이끈다.(구글사례만 보아도…)
본질을 향한 일과 나의 테크닉의 양을 비교하지 말자. 직무 간 차이를 두지 말자.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주장하지 말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는게 지금 시장상황이다. 태도를 망쳐버리는 것은 비교에서 시작된다.
시장이 변하고 고객이 서비스를 이끈다. 우리는 빠르게 고객의 니즈를 포착하고 함께 핵심가치를 합의한다. 우선순위에 따라 MVP를 제작하고 사용자가 직접 검증하게 해야한다. 지속적인 측정과 개선이 필요하다. 현대적 제작 방식은 대부분 이런 기조를 공통으로 삼는다. 하지만 방법이 바뀌더라도 작업자의 태도변화, 즉 마음가짐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태도의 변화는 좋은 사용자 경험의 필수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