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음에 드는 순간들

지각을 하고도 웃을 수 있던 날

by 언어미식가

가끔

내가 마음에 드는 순간들이 있다.


누가 인정해 줘서가 아니라,

그냥 내가 나를 보며

“아, 이건 좋다”라고 느껴지는 순간.


오늘도 그랬다.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출장 중인 동료가 맥락을 놓치지 않도록

주간 보고 내용을

조금 더 정리해서 보낸 메일.


그런데 이상하게 좋았다.


잘해서가 아니라,

그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정리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방식.


그 순간의 내가 좋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


7시 20분까지 픽업을 가야 하는 날에

7시 8분에 눈을 떴다.


순간 당황했지만

숨기지 않고 메시지를 남기고

그대로 움직였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괜찮은 시간에 도착했다.


러시아워를 피해 여유 있게 도착한 회사.

동료와 샌드위치를 나누어 먹고,

출근을 위한 재정비를 했다.


이런 날은 보통

하루가 같이 망하기 쉬운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웃을 수 있었다.


“그래도 더 늦지 않게 일어나서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내 마음이 좋았다.


돌아보면

내가 마음에 드는 순간들은


완벽하게 해냈을 때가 아니라,

나답게 행동했을 때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런 순간들을

조금씩 쌓아가고 싶다.


내가 좋아할 수 있는 나를,

하루에 하나씩.


그래서 오늘은

이 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마음에 드는 나를,

조금 더 오래 붙잡아두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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