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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준 Aug 08. 2018

유럽맥주 마셔보기

유럽여행에 품격을 더하다

#유럽맥주 실제로 마셔보기 

자 그럼 진짜 유럽에 도착해서 맥주를 마셔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유럽의 맥주 홀들은 대부분 한 두 가지 맥주 회사와 계약을 맺기 때문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맥주를 취급하는지 확인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다행히 유럽의 레스토랑은 메뉴를 항상 밖에 붙여 놓고 있고, 대부분 맥주 회사의 로고를 표시하고 있기 때문에 고르는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레스토랑 입구에 서서 메뉴를 보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보라고 적어놨기 때문이죠. 대신 이미 자리에 들어가 앉은 후에 메뉴 판을 보고 원하는 것이 없다고 그때 나가는 것은 결례입니다. 그들은 밖에서 다 볼 수 있게 보여줬는데 왜 들어와서 변심한 건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맥주의 종류를 정합니다. 통상 에일은 상온에서, 라거는 저온에서 제공되고 저온에서 제공되는 라거도 9도에서 11도 사이에서 나오기 때문에 맥주잔을 아예 얼려 주기도 하는 한국의 맥주를 생각하면 다소 온도가 높게 느껴질 겁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유럽인들이 생각하는 최상의 상태는 발효가 진행되는 효모가 활성화된 상태의 온도입니다. 저의 개인적 의견으로는 한국의 맥주는 너무 차갑다고 생각합니다. 과한 탄산과 지나치게 낮은 온도로 상쾌함과 톡 쏘는 자극을 강조해서 맥주 자체의 품질을 가리는 건 아닌지 살작 의심이 듭니다. 물론 우리의 여름이 유럽보다 훨씬 덥기 때문인 것도 고려해야겠지요. 


병 맥주를 마실지 생맥주를 마실지 정합니다. 생맥주는 통상 Tap beer 또는 Draft beer라고 합니다. 병 맥주와 생맥주의 차이는 맥주를 장기 유통을 위해 효모를 제거하는 가열 살균, 여과 과정을 거쳤는가 그대로 인가의 차이로 아무래도 고온에서 가열 살균하고 필터로 효모를 다 걸러버린 병맥주의 맛이 생맥주에 비할 바가 아니죠 그리고 이제 왠만한 병 맥주는 한국의 마트에 다 팔고 있는데 굳이 유럽에서 병 맥주를 마실 필요가 있을까요? 다만 무알코홀 맥주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 병맥주의 형태로만 팔고 있습니다. 

생맥주의 경우 서빙되는 데까지 한국 기준으로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최적의 거품 높이를 맞추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면 왜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이해가 됩니다. 정말 맛있는 맥주는 정성껏 따라야 합니다. 또한 각 맥주 별로 컵의 모양이 다 다릅니다. 해당 맥주를 가장 맛있게 마시기 위해 디자인된 전용 잔에 마시는 것이 기본입니다. 특히 벨기에의 경우 그 많은 다양한 맥주가 모두 다 다른 전용 잔이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됩니다. 전용 잔에 따라주지 않는 곳이 있다면, 다시는 그 곳에 가지 말 것을 권합니다. 

맥주의 맛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두 가지 재료는 발아보리(맥아)와 홉입니다. Malt라고 하는 것이 발아보리이고 홉(Hop)은 넝쿨 식물의 일종으로 그 꽃을 말린 것입니다. Malt의 구수한 곡물 맛과 홉의 쌉싸름한 맛을 각각 나눠서 느껴봅니다. 발아보리의 맛은 보리차를 연상하면 어떨까요? 구수한 곡물의 풍미와 발아과정에서 생성된 엿기름의 달달한 맛, 볶는 과정에서 카라멜라이즈 된 달콤함이 바로 느껴야 할 포인트입니다. 반면, 맥주를 마실 때 쌉싸름하고 청량한 맛은 홉(Hop)이 주는 맛입니다. 이 쓴 맛이 얼마나 강조되어 있는지, 단순히 쓰기만 한지, 상쾌한 청량감을 주는 기분 좋은 날카로운 쓴맛인지를 신경을 집중해서 느껴보는 것입니다. 

보리맥아의 맛이 도드라지는 맥주를 Malty하다고 표현하고 홉이 쌉쌀함이 도드라지면 Hoppy하다는 표현을 씁니다. 각각의 맛을 집중해서 느껴봤다면 그 다음은 두 가지의 밸런스를 느껴봅니다. 한쪽으로 치우쳤는지, 중심을 잘 잡고 있는지. 중심이 잘 잡혀있다면 둘 다 강한 맛이 대립되고 있는지,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집중을 해 봅니다. 

(맥주의 수호 성인 감브리누스)


보리맥아의 곡물 풍미는 매우 직선적이고 중후합니다. 그런데 종종 달달함이 느껴지는 맥주가 있습니다. 친숙한 부드러움이 있습니다. 아마도 쌀이 함유된 경우일 것입니다. 주로 쌀 중심의 동양권 맥주에서 많이 느껴집니다. 마찬가지로 달달함이 느껴지지만 훨씬 더 가벼운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 맥주에서 느껴지는 옥수수의 맛인 경우입니다. 유럽 맥주에서는 옥수수나 쌀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대신 과일 향이 나는 경우는 많습니다. 영국식 에일에서는 상온에서 발효하기 때문에 발효가 라거에 비해 훨씬 빨리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꽃 향, 과일 향의 다양한 아로마가 생성되니 이 풍미를 즐기는 것이 에일을 즐기는 포인트이고 특히 벨기에 맥주에서는 여러가지 부재료가 들어가니 그 부재료의 맛을 특정해서 느껴보는 것도 맥주를 즐기는 재미입니다.


#유럽맥주 #tapbeer #draftbeer #malt #hop #감브리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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