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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항아리 Nov 20. 2022

시골 or 도시

태생이 시골이다. 시골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자랐고 자연과 일심동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사춘기를 지나면서 시골을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하루 네 번만 운행하는 버스, 그 외에는 모두 걸어야만 하는 시골 동네. 나는 그것이 미치도록 지긋지긋했다. 도시의 삶이 부러웠고, 도시인이 되고 싶었다.     


시골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했고 시골을 벗어났다. 그러나 도시에 사니 시골을 그리워하는 앞뒤가 안 맞는 나의 모습을 본다. 도시 생활이 이십 년정도 되어가는데도 자주 시골을 그리워한다. 마당 있는 집에서 마음껏 쉬고 싶고, 아랫집 옆집 눈치 없이 온전히 쉬고 싶을 때가 잦다.      


어쩔 수 없는 욕망으로 북적거리는 군중 속으로 파고들지만 이내 극도의 피곤함으로 온몸이 축 처진다. 집으로 돌아오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런 날은 더욱 시골 생활이 그립다.      


그런데도 도시 생활을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것은 시골보다 도시가 더 많은 편리함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병원도 가깝고, 생활 편의시설도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더욱이 엄마를 도시로 오게 한 까닭은 병원이 가깝기 때문이었다. 경기도로 이사 왔지만, 지하철만 타면 대형병원에도 쉽게 갈 수 있는 거리라 노년의 엄마를 위해서도 지금 사는 도시는 많은 편리함을 준다.      


여러 가지 생활의 편리함을 도시가 제공해주지만 자주 시골의 삶을 꿈꾼다. 그러다가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여러 가지 불편한 것들이 떠올려진다. 겨울이면 난방비가 도시에 비해 몇 곱절 나올 수 있는 열악한 환경과 대중교통, 병원 등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내 시골의 삶을 주저하고 망설인다. 생각을 멈춘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도시의 삶과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 있을 때면 절실하게 고즈넉한 시골 생활이 그립다. 나는 과연 시골과 도시 어떤 삶을 선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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